신원식 "계엄 당시 尹에 크게 실망…국무위원들 침통한 분위기"

사회

뉴스1,

2025년 12월 22일, 오후 05:20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이 22일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이날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은 비상계엄 선포일인 지난해 12월 3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신 전 실장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정진석 전 비서실장에게 들었고, 그 이전엔 전혀 몰랐다"며 "정 전 실장이 다시 한번 말렸고, 저와 수석들도 말렸는데 대통령께서 거절하고 내려가셨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브리핑하러 내려가고 대접견실에 국무위원들이 앉아있는 자리에 저와 정 전 실장이 들어갔는데 매우 침통한 분위기였다"며 "제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님께 어떻게 된 거냐고 연유를 물어보니 경황이 없으셔서 제 말에 대답을 안 하셨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묻자, 신 전 실장은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하고 있던 터라 다른 것을 살필 여유가 별로 없었다"고 답했다.

신 전 실장은 '어떤 것이 실망스러웠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3월 말 안가 모임 때도 대통령께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고, 7월에 강호필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대통령을 수행해 하와이에 갔다와서 보고를 했을 때도 제 뜻을 분명히 전했다"면서 "그게 대통령과 경호처장이 술 먹는 과정에서 좀 일시적으로 나온 얘기라고 양해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걸 믿고 있었는데 실제로 계엄이 일어나 그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원래 국방부 장관이었다가 비상계엄을 반대해서 안보실장으로 가고, 비상계엄을 찬성하는 김용현이 장관으로 갔다고 알려져 있는데 맞느냐'고 묻자, 신 전 실장은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그 이유 때문에 교체된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신 전 실장에 이어 정 전 실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실장은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했을 때 기억나는 대화가 있느냐'는 특검팀의 물음에 "'하시면 안 됩니다, 계엄을 발동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씀드렸고, '국민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우니 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고 답했다.

정 전 실장은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이 '내가 결심이 섰으니, 실장님은 더 이상 나서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23일에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등 3명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도 증인으로 채택돼 있었으나, 이 전 장관의 변호인은 "박 전 장관이 최근 추가로 기소되고 심적 부담이 큰 것 같아서, 나와도 거의 진술을 안 할 것 같다"며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 말미에 "내년 1월 12일 최종변론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추가 증인신문이나 피고인 신문이 필요할 경우 진행하고 남은 시간에 양측 최후 변론을 하고 종결할 테니 감안해서 준비해달라"고 특검과 변호인 측에 당부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 오후 11시 37분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업체 꽃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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