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김건희 3시간 하소연도 들어줬는데…신세 져 놓고 쌩까”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22일, 오후 08:1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진술했다.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브로커 김모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4차 공판에 전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6월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해당 재판에서는 박 의원이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브로커 김씨를 통해 전씨에게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다뤘다.

이날 전씨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부터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하고는 ‘완전 관계 없다’ 선을 그어서 사실상 그쪽(윤 전 대통령 부부)하고 인연이 일찍 끊어졌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2022년 7월 김 여사에게 통일교에서 받은 샤넬백을 전달하지 않았냐,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끊어졌다고 할 수 있냐”고 묻자 전씨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저는 전화 연결 자체를 수신 거부했다. 저는 그 사람이 대통령 되기 전부터도 ‘과거보다 많이 달라졌다’ 느껴서 ‘저 사람과 앞으로 대화하면 안 되겠구나’ 싶어 끊었고, 김 여사도 변해가기 시작했지만, 인정이 가는 부분이 있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여사가 대선 이전부터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체중이 10㎏씩 빠지는 등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그때 당시 (김 여사가) 저한테 전화하면 평균 3시간씩 전화 붙잡고 본인의 하소연을 했다. 그게 걱정이 돼서 사실 그 사람(김 여사)에 대한 (힘든) 부분 들어주는 쪽으로 생각했는데, 대통령 되고 나서 현저하게 다 떨어져서 통화 안 하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영장심사를 포기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대기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전씨는 “통일교가 됐든, 뭐가 됐든 나한테 뭔가 해줬던 사람은 은혜를 갚는다. 근데 이 사람들(윤 전 대통령 부부)은 고마워할 줄 모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전씨는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니 국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그때 당시 (김 여사는) 정신과 약 먹고 좋아지면 통화하고 안 좋으면 아예 안 했다. 정신 좀 차리면 ‘고맙다’고는 해줘야 할 거 아니냐. 신세를 져 놓고 ‘쌩’을 까냐. 실질적으로 유대관계를 유지해나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 쪽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왜 고마워해야 하냐’는 질문에 전씨는 “제 입장에선 저 사람들(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한 가지 잘해준 게 인생의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힘들 때 어느 누구에게 말 못할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김건희를 많이 받아줬다”며 “그 사람들이 잘 돼야 나도 잘 된다는 생각에 힘든 얘기만 해도 받아주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남부지검에서 압수수색할 때 집에도 못 들어가고 밖에서 고생을 하면서도 짐이 되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저들은 고마워하는 게 전혀 없었다”며 “저 사람들에게 무시당할 정도 행동하지 않았는데 저들은 나를 무시했다. 제가 무시당한 만큼 대가를 받으라고 했다”고 했다.

한편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지난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관련 지원을 청탁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총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별도로 전씨는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윤씨로부터 3000만원을 수수하는 등의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