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너무 사랑해”…승무원 꿈꾼 11살, 4명 살리고 하늘로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23일, 오후 05:27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승무원을 꿈꿨던 11살 여자아이가 4명에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기증자 故 김하음 양.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7일 김하음(11)양이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폐장·간장·양측 신장을 기증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하음 양은 지난 8월 잠을 자던 중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 이후 증상이 지속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병원은 뇌수막염이라고 진단했고, 하음 양은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하음 양 가족은 하음 양이 의식을 잃고 병원에 오래 누워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환자실 대기실에서 기증 관련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하음 양이 다시 깨어나길 기도했지만 하음 양의 몸 상태는 점점 악화했고 회복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으며 기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가족은 사람을 좋아하고 언제나 남을 돕기를 좋아하던 하음이가 다른 사람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가는 게 이 세상에 하음이가 주고 가는 마지막 선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선물을 받은 수혜자분이 건강을 찾는다면 마음의 위안이 될 것 같아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하음 양은 충남 천안에서 크리스마스이브에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 앞에서 춤 추는 것을 좋아했던 하음 양은 가족들에게 평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하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여행을 좋아한 하음 양의 꿈은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다닐 수 있는 승무원이었다고 한다.

하음 양의 어머니는 “하음아. 잘 지내고 있어? 너를 먼저 보내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늘에서는 하음이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편하게 지내. 엄마는 하음이가 준 따뜻했던 마음을 간직하면서 잘 지낼게.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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