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상태로 남자친구에게 잔혹한 폭행을 당한 여성이 극심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23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9월 서울 영등포의 한 건물에서 사실혼 관계 연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여성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에 따르면 남자친구와는 지난해 말에 동네 모임에서 만났고, 올해 1월부터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만난 지 3개월이 안 됐을 무렵부터 남성은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술을 먹다 말다툼이 벌어지자 얼굴을 때리고 벽에 밀치고 몰아세웠다.

A 씨가 신고하자 남성은 "경찰이 온다고 내가 니네 집 안 찾아갈 것 같아?"라고 협박했다.

4월에도 폭행이 있었다. 피우고 있던 담배를 A 씨 얼굴에 던지기도 했다.

잘못했다며 사과하고 무릎 꿇고 빌던 남성은 막상 수사가 시작되자 A 씨를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A 씨만 볼 수 있는 SNS 프로필에 "잘 해봐라. 변호사가 딱 한 번 전화할 건데 이게 마지막 배려다"라는 식의 협박 문구를 올리기도 했다.

남성은 접근 금지 명령 내려진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찾아와 A 씨를 폭행했다. 폭행 정도는 심각했다. 머리채를 잡고 벽에 박거나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입을 막고 목을 졸랐다.

임신 중인 A 씨의 복부를 발로 걷어차며"그냥 죽이겠다. 너는 바로 죽일 거고 가족들 다 죽일 거고 다시 신고할 거 뻔히 아니까 죽이고 말 거다"라고 협박했다.

폭행 수위는 점점 심해졌다. 9월 15일 A 씨의 집으로 찾아온 남성은 문 앞에서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A 씨가 난간을 잡고 버텼다.

이후 남성은 A 씨를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 얼굴을 때리고 주방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목을 졸랐다.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A 씨를 보고 빤히 웃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갑자기 A 씨에게 케이블 타이를 가지고 오라고 지시한 뒤양손과 발을 묶고 "넌 여기서 죽을 거야. 반드시 죽어"라고 위협했다. 이어 A 씨 허벅지에 상처를 내고 흉기로 아킬레스건 위를 그었다.

A 씨 주장에 따르면 폭행 이전에도 보복 운전 등의 다수의 전과 기록이 있는 인물이다. 폭행이 시작됐던 3월은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그는 전처 2명에게도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한 뒤 용서를 비는 행동을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못한 이유는 가족에 해를 끼칠 것 같다는 공포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복이 두려웠던 A 씨는 경찰의 거듭된 설득 끝에 그동안의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현재 가해 남성은 보복, 감금 등 8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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