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붙고도 4667명 수시 등록 포기…"의대·한의대로 이탈"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25일, 오전 08:2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SKY’ 대학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지원자가 4667명으로 조사됐다. 의대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자연계열에서는 의대 등록을 위해 SKY 진학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합격자가 경희대 한의대로 이탈하고 연세대·고려대 합격자가 서울대의 빈 자리를 채운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내 한 의과대학 모습. (사진=뉴시스)
2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발생한 SKY 대학의 수시 추가합격자는 총 4667명이다. 이 중 서울대는 188명이고 고려대는 2380명, 연세대는 2099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인원은 수시모집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가장 많은 미등록자가 발생한 곳은 첨단융합학부다. 이 학부는 148명을 모집했고 29명이 미등록해 그만큼을 추가합격시켰다. 그 다음으로 미등록자가 많은 2위 전공은 약학계열이었다. 43명 모집 중 13명이 이탈했다. 이어 전기정보공학부(11명), 화학생물공학부(11명) 등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자연계열에서 미등록자가 가장 많은 전공은 전기전자공학부로 조사됐다. 이 학부는 131명을 모집했으나 등록포기자가 속출해 전체 312위 지원자인 예비 181번 지원자까지 합격했다. 그 뒤를 이은 전공은 컴퓨터학과로, 79명 모집에 112명이 추가합격했다. 이 학과도 대부분의 합격자들이 등록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3위는 기계공학부로 80명 모집에 102명이 추가합격했다.

연세대 자연계열에서도 전기전자공학부의 미등록자가 가장 많았다. 이 학부는 94명을 모집했으나 전체 266위인 예비 172번 지원자도 합격했다. 첨단컴퓨팅학부는 89명 모집에 131명이 추가합격했다. 기계공학부는 68명 모집 중 85명이 추가합격했다.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의 경우 자유전공학부의 추가합격자가 가장 많았다. 74명 모집에 7명이 추가합격했다. 이어 경제학부(5명), 경영대학(3명) 순으로 집계됐다.

고려대에서는 경영대학이 203명을 모집해 244명이 추가합격했다. 이어 경제학과(100명), 정치외교학과(70명)으로 조사됐다. 연세대는 융합인문사회과학부의 추가합격자가 180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영학과(110명), 인문사회 언더우드학부(90명) 순으로 나타났다.

SKY 대학 자연계열의 수시모집 등록을 포기한 지원자들은 대부분 의대로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와 연관된 전기정보·전기전자공학의 입결이 상위권에 속하지만 아직은 의대 선호 현상이 강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약학계열 합격자 중 일부도 약사보다는 의대 자격증을 쫓아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합격자들이 경희대 한의대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경희대 한의대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분리해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고려대·연세대의 인문계열 합격자들도 서울대 인문계열의 빈 자리를 찾아 연쇄적으로 수시등록을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약학계열과 한의대 선호 현상으로 인해 SKY 대학에 붙더라도 수시 등록을 포기하는 지원자들이 나오고 있다”며 “자연계열에선 의대로, 인문계열에서는 한의대로 지원자가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지원 패턴이 정시에도 이어진다면 수시에서 추가합격이 많은 전공은 정시에서도 합격선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해 정시 지원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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