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225만 유튜버 올리버쌤이 8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갈수록 비싸지는 세금과 부족한 의료 시스템,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26일 올리버쌤은 개인 유튜브 채널에 ‘한국인 와이프와 미국 이민 8년차…이제는 진짜 포기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결혼 후 한국에서 생활하다 고향인 미국 텍사스로 간 올리버쌤은 영상을 통해 “미국은 강대국이니까 (경제가) 문제 없겠다 생각하시는 분들 많겠지만 실제로는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먼저 세금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8000평 부지의 전원주택에서 생활 중이라는 그는 “2026년부터 재산세 8000불(한화 1156만 원)을 내야 한다”며 “주택 보험비는 4402불(한화 약 637만 원)을 내야 한다. 집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1년에 1800만 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앞으로 이 비용이 매년 15% 올라갈 거라는 전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는 토네이도, 산불 등 자연재해에 취약해 미국 현지 1, 2위의 대형 보험사들이 모두 가입을 기피하는 지역이기에 올리버 가족들도 비싼 보험을 들 수밖에 없었다고.

두 번째로는 미국의 공교육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46년 만에 연방 교육부 폐지 절차에 돌입했고 텍사스 주정부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실제 공립학교에 들어가는 예산이 줄어들면서 학생수도 줄어들고 있고 교사들도 급여 지급이 어려워 휴교일을 늘리는 상황이었다.

올리버쌤의 아내는 “실제로 학교 예산이 많이 줄어들어서 주변 대도시에 있는 큰 학군들도 폐교를 많이 했다”며 “선생님들도 많이 그만두거나 해고돼서 교사 대신 자격증 없는 일반인이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악명높은 의료 시스템도 이민을 결심하는 데 한몫했다. 내년부터 월 2600달러(한화 약 376만 원)의 의료 보험비를 내야 한다는 올리버쌤은 월 400만 원의 의료보험비를 내고 있음에도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올리버쌤 아내는 “할아버지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다.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기 이전에도 여러 번 증상을 보이셨고 검사를 받고 싶으셔서 병원에 찾아갔다”며 “주치의도 만나는 게 오래 걸렸고 겨우 만나러 갔더니 소금 먹고 쉬라더라. 아무리 정밀 검사를 받고 싶다 해도 받을 수 없고 결국 말기가 되어서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았다”며 “이런 위기가 나한테 찾아오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덮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달에 (보험료를) 400만 원 가량 내고 있는데도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지도 모르겠다”며 “뼈저리게 느꼈다. 이곳은 그냥 아프면 소모품처럼 없어지는 곳”이라고 토로했다.

빠른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도 이민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텍사스는 40도가 넘는 재난 수준의 더위가 이어졌지만 이에 대비하는 인프라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리버쌤 부부는 “텍사스는 여름에 40도가 넘는다”며 “아이를 출산하기 2주 전에도 텍사스에 전력난이 생겨서 다 멈췄다. 그때 300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장 내년 여름에도 이같은 정전이 일어날 텐데 40도 폭염에 견딜 자신이 없다”며 현지의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