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부산 밀실 살인사건 편에서는 한 가족의 구성원 2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을 파헤쳤다.
지난 8월 29일 누나 부부 아파트에 머물던 40대 남성 정수혁(가명)씨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5시 47분쯤 누나 정미애(가명)씨가 약속이 있어 외출할 때만 해도 정씨는 분명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동생의 사망 추정 시간은 오후 7시경이었다. 미애 씨가 외출한 사이 집안에는 동생과 남편만 있었던 만큼, 남편 박씨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평소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고 동생과도 사이가 껄끄러웠기 때문에 미애 씨 또한 남편 박씨의 범행을 의심했다.
하지만 박씨는 “당시 술을 한잔하고 잠들어 있었다”며 한사코 범행을 부인했다. 또 박씨는 “몽유병이 있어 처남과 다툰 건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안방에서 TV를 보다 잠들어 아내가 집에 돌아온 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내가 뭐 몽유병 환자처럼 그렇게 했는가도 싶고. 그 상황이 전혀 납득이 안가니까”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건 발생 13일 뒤 박씨까지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범행에 대한 자백이나 가족에게 별다른 말도 없이 “억울하다”는 유서만 남겼다.
결국 매형이 처남을 살해한 뒤 사망한 걸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사건은 3개월 뒤 반전을 맞았다.
부검 결과, 사망자 몸에서 누나 미애 씨가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미애 씨가 동생 살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경찰에 입건된 것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 캡처
미애 씨는 “수면장애, 우울병, 공황 장애 등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은 약을 동생이 블랙커피에 타서 마신 것이 평소 블랙커피를 즐기는 남편의 범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탈북민이라는 편견을 갖지 말고 공정하게 수사를 해달라”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그러나 미애 씨 남편인 박씨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입장은 달랐다. 그들은 박씨가 생전 처남과 사이도 좋고 딸도 각별해 오랜 시간 가족들에게 헌신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실제로 이번 사건 발생 후 절친과 나눈 통화에서도 답답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며 아내를 걱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제작진은 미애 씨가 주장한 보험금보다 더 많은 보험금이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에서 단체로 가입한 보험 등 최대 2억원의 보험금을 상속인인 정씨의 누나 미애 씨가 받을 수 있다는 것.
반면 정씨는 탈북민이기에 법적 상속인 증명이 어려워 보험금을 노리는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는 “피해자의 몸에서 검출된 수면제가 누나의 수면제와 동일하다는 게 증거가 될 수는 있지만 충분한 증거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누나도 용의 선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 캡처
또 박씨에 대한 프로파일링에 대해 “그가 범인이라면 치밀하고 냉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런데 이후 확증도 없는 상태에서 주변의 의심만으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애 씨 역시 정교하고 완벽한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데, 실제로는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산 기장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50대 미애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남매는 10년 전 한국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인물 등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벌여오다 최근 미애 씨 피의자로 입건했다. 미애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0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