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B씨 병원에서 다이어트약 중독자가 진료 없이 다른 사람 명의로 2명분 다이어트약을 달라고 수신호로 요청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 2024년 2월부터 ‘의료용 마약전문 수사팀’을 편성해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과 2차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돼서다.
수면제 계열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직후 운전해 20대 여성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한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이나 향정품에 중독된 프로야구 선수가 후배 선수들을 협박해 대리 처방을 받은 ‘프로야구선수 졸피뎀 투약 사건’ 등이 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유명인들이 프로포폴 등을 불법으로 투약하거나 오·남용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도 했다.
검찰은 집중 단속을 벌여 올해 △의사 3명 △약사 1명 △유통사범 17명 △투약사범 20명 총 41명을 입건했다. 그 중 각각 6명을 구속기소, 1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전문적 판별을 통해 사회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된 13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검찰 단속 결과 의사 A씨는 3년간 62명 환자에게 989회에 걸쳐 간단한 미용시술을 빙자해 프로포폴을 반복 투약한 점이 발각됐다. A씨는 그 대가로 8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취득했다. 이중 투약자 11명은 2020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여러 병·의원에서 의사와 공모하거나 치료 목적이라며 의사를 속이고 수백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A씨가 속한 의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중독자 7명은 대부분 우울증이 심화해 젊은 나이임에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중독자들은 극심한 우울증과 합병증을 앓아 마약류 구매에 재산을 탕진하기도 했다.
의사 B씨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ADHD 치료제), 펜디메트라진(다이어트약) 등 마약류 2만여정을 타인 명의로 800여회 처방했다.
성형외과 의사 C씨는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중독자 10명에게 총 75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해 준 뒤 진료기록부를 조작했다. 투약 후 정신을 잃은 여성 피해자를 상대로 간음하기도 했다.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 D씨 등은 가짜 피부과 의원을 차리고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를 의료장비 없이 출장 주사해 8개월간 1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얻었다. 이들은 약물을 해외에 수출한 것처럼 신고해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의료용 마약전문 수사팀’을 1개팀에서 2개팀으로 확대 개편했을 뿐만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해 대응역량을 강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