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그로부터 4일 전인 12월 2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10시 20분쯤 충남 계룡시의 한 도로에서 A씨(당시 44세)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괴한에게 폭행을 당했다.
사진=MBC 캡처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맞은 A씨는 정신을 잃었다가 몇 분 뒤 깨어났다. A씨는 한 행인에게 “금 100돈을 사겠다는 사람에게 강도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개골 골절로 부상이 심했던 A씨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그는 결국 이틀 뒤인 28일 숨졌다.
경찰은 괴한이 몰고 간 A씨 승용차를 사건 발생 당일 발견했지만, 차 안에서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할 만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또 도주한 괴한은 CCTV 사각지대로 사라지고 목격자를 찾는 것도 어려워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청 광역수사대 전원을 투입해 수사를 벌여온 경찰은 2019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경기도의 한 숙박업소에서 마침내 괴한 B씨(당시 25세)를 검거했다. 동시에 B씨의 모친 집에서 B씨가 숨긴 금 100돈도 회수했다.
사진=MBC 캡처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재판 중 “살인은 공범이 했고, 가족들까지 살해하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범행을 계획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공범의 인적사항, 연락처, 지시 수단 등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원심 징역 40년보다 더 높은 형량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B씨는 끝까지 신원미상의 공범이 있다는 소설같은 주장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피해자 유족들의 용서를 받지도 못했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B씨는 수감 중에 또 살인을 저질렀다. B씨는 2021년 12월 21일 공주교도소 수용 거실 안에서 같은 수감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해 숨지게 했다. 심지어 B씨는 이전에도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빨래집게로 비트는 등 가혹 행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또 다시 재판을 받게 된 B씨는 “교화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며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이 “사형은 지나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파기환송해 대전고법에서 다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