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소방청)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고 국립소방병원을 언급하면서 지역 의료공백의 심각성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 직무대행은 “위탁 수련의가 국립소방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임상경험을 쌓는 구조를 만들어야 (의료진) 수급관계가 안정될 것 같다”며 “충북지역은 의사를 8명 채용하는데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국립소방병원은) 지역 공공의료와 소방 의료를 해결한다”며 “고급 인력과 간호 인력도 영입해 성공사례로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립소방병원은 국내 최초로 소방공무원에 특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충북 음성군 충북혁신도시에 세워졌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을 맡은 이곳은 지난 24일 시범진료를 시작했다. 내년 3월부터는 인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외래 진료를 확대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산에서 발생한 응급실 전원 문제도 다뤄졌다.
김 직무대행은 최근 부산에서 응급실을 찾지 못한 고등학생의 사망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응급환자 이송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법 개정을 포함해서 논의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도 논의를 이어갈 텐데 충분히 얘기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민형사상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면책조항을 해달라는 요구사항이 있는데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 소방 의견도 다르지 않고 심리적 부담을 제도적 장치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며 “대한의사협회에서 얘기한 것은 소방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급환자의 헬기 이송에 대해서는 “헬기가 32대 있고 다행히 작년부터 통합운영체계를 둬서 응급환자 의료체계에 이용하려 한다”며 “내년도 큰 사업 중 하나가 헬리EMS(Emergency Medical service) 활성화”라고 말했다. 헬리EMS는 의사와 소방대원이 함께 탑승하는 소방헬기로 닥터헬기와 달리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산불 등 화재 진압에도 사용된다. 김 청장 직무대행은 “전국 헬기 통합운영체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서울과 경기, 인천이 내년 3월에 통합되면 가능하다”면서도 “복지부의 닥터헬기와 충돌하는 지점은 풀어야 할 숙제라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첨단 소방기술 개발로 산업 경쟁력 강화…소방차·헬기 수출 효과
소방은 급변하는 재난 환경과 글로벌 안전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청장 직무대행은 소방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연구개발(R&D)부터 수출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정책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소방청은 내년 소방청 연R&D 사업 예산을 503억원으로 올해보다 198억원 늘렸다. 기술사업화 R&D와 혁신제품 지정으로 신기술이 실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 무인소방로봇이 시범 운영에 들어가며 △소방관 실내 복합 위치확인 기술 △경량화 방화헬멧 △면체 디스플레이형 열화상카메라 등 차세대 소방장비가 개발되고 있다.
군과 소방의 기술협력도 강화한다. 소방청은 국방·소방 R&D 기술협의체를 구성해 무인수상정과 근력 증강 슈트를 소방 환경에 맞게 개조·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디지털 기반의 지휘체계와 통신 장애 상황에서도 활용 가능한 복합통신 시스템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이렇게 발전된 소방산업 기술은 수출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소방은 그동안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총 31개국에 노후·교체된 소방자동차 1129대를 무상 양여했으며 이를 계기로 소방차량과 소방헬기 등 약 7196억원 상당을 수출했다. 앞으로는 KOTRA 무역관을 현지 지사처럼 활용하는 전략으로 범정부 기업 지원에 참여를 확대하고, 해외 인증·특허 취득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중소 소방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직무대행은 “소방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 산업이자, 세계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미래 산업”이라며 “현장 중심의 기술 개발과 국가 주도의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해 K-소방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 혁신과 수출 확대가 선순환 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국내 소방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