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힘든 일하는 거 싫어"...'로켓 발사' 알려준다던 그녀의 정체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후 04:5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며 투자를 유도해 수십억 원을 가로챈 범죄 조직이 정부 합동수사단에 적발됐다.

사진=서울동부지검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총책의 범죄단체 조직원 11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조직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캄보디아 포이펫 지역에서 활동하며 한국인 피해자들로부터 약 19억3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재력을 갖춘 젊은 여성 행세를 한 조직원들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은 뒤 “오빠가 매일 현장에서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거 보기 싫어”, “이모가 미국 일론 머스크 로켓 발사 프로젝트 부서장이라서 로켓 발사 정확한 시간을 알고 있다”라는 등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금을 가로채기 위해서 피해자들에게 가짜 스페이스X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했고, 범죄 수익을 달러 등으로 지급받아 원화로 환전했다.

사진=서울동부지검
검거된 조직원들은 “취업 사기에 속아 태국으로 출국했고 캄보디아에서 감금·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으나 합수단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IP 역추적 등을 통해 이들이 범행에 자발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직원들은 범행을 성공해 수당 등을 받고자 피해자들과 채팅 내용을 공유했고, 피해자들을 속일 때 AI 활용도가 높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조직원 20명 가운데 아직 잡히지 않은 7명을 추적하고 있는 합수단은 “단 1명의 가담자도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없도록 끝까지 추적·검거하고 검거된 조직원들은 그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범죄 수익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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