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신뢰를 쌓은 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꾀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캄보디아 포이펫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범행에 사용한 사진과 대본, 가짜 스페이스X 앱.(사진=서울 동부지검 합수단 제공)
합수단에 따르면 캄보디아 포이펫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 이 조직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한국인 피해자들로부터 약 19억 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 대부분은 20~40대 남성으로, 중국인 총책의 지휘 아래 한국에서 조직원을 공급하는 에이전시, 포이펫 현지에서 조직원을 관리하는 관리책, 피해자와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 뒤 속이는 상담원, 통역인 등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조직원들은 젊은 여성으로 가장하기 위해 사칭할 여성의 신상정보와 사진, 동영상 등을 서로 공유했다. 또 피해자에게 돈을 편취하기 위한 ‘대본’도 준비했다. 이들은 젊은 재력가 여성 행세를 하며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피해자들과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이어가고 친분을 쌓은 뒤에는 “우리 이모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서 일하고 있는데, 스페이스X 어플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했다. 투자금을 가로채기 위해 가짜 스페이스X 애플리케이션까지 마련해 피해자들이 이를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돈을 입금하면, 현지 범죄단체로부터 이를 달러나 스테이블코인(테더)으로 지급받아 원화로 환전해 범죄수익을 챙겼다.
일부 조직원은 검찰 조사 등에 대비해 “취업 사기에 속아 태국으로 출국했고, 감금·협박으로 인해 캄보디아에서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는 해명도 준비했다. 그러나 합수단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IP 역추적 등을 통해 조직원들 사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고, 이들이 범죄수익을 노리고 자발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동부지검 청사 전경.(사진=뉴시스)
합수단 관계자는 “검거된 조직원들의 경우 그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신속한 범죄 데이터 공유 등을 통한 원팀 수사로 급속히 변화하고 발전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국민과 민생경제를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