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직매립 금지, 대란은 없었지만…처리비 급등에 '봉투값' 들썩

사회

뉴스1,

2026년 1월 02일, 오전 07:30


인천 서구 검암동 인근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소속 직원들이 쓰레기를 매립하는 모습.©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1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시행 전 제기됐던 '쓰레기 대란' 우려와 달리 수거·처리 과정에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단기적 안정을 민간 소각시설에 의존해 확보한 만큼, 처리 비용 증가와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논의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수도권 3개 시도 66개 기초지자체 대부분은 직매립 금지에 대비한 폐기물 처리 방안을 마련하고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일부 지자체는 이달 중 민간 처리업체와의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그전까지는 기존 민간 위탁이나 임시 보관소를 활용해 대응하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시행 초기 기준으로 생활폐기물 적체나 수거 중단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공 소각 용량 한계에 '민간 위탁' 고육책…톤당 처리비 18만 원 돌파
현장의 안정은 민간 처리 확대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다수 지자체는 공공 자원회수시설을 기본으로 운영하면서, 물량 초과나 시설 정비 기간을 대비해 민간 소각·재활용 업체와의 계약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민간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거나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공공 소각시설의 처리 용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민간 처리는 불가피했다"며 "당장 처리에는 문제가 없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비용 차이는 적지 않다. 서울시 기준 공공 소각시설 처리 비용은 톤당 평균 13만1000원이지만, 민간 소각장은 평균 18만1000원으로 약 38% 비싸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폐기물 처리 관련 예산이 수십 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소각 의존이 장기화될 경우 수도권 폐기물이 외부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여유 용량이 있는 충청권 민간 소각장으로 수도권 생활폐기물이 넘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까지 직매립 금지 이후 새롭게 충청권에 민간 처리를 맡긴 기초지자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폐기물 발생량이 늘어날 경우 지역 간 이동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흐름이 '발생지 처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한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민간 소각장은 직매립 금지 유예를 막기 위한 임시적 대응에 가깝다"며 "공공 소각시설에 비해 운영 정보가 제한적이고, 상시 가동에 따른 안전성과 주민 건강 우려도 크다"고 밝혔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도 "서울에는 민간 소각시설이 없어 직매립 중단 이후 폐기물이 충북 등 타지역 민간 시설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 처리 비용 5조 원 육박…'배출자 부담 원칙'에 종량제 봉투 인상 도미노
처리 비용 증가는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부 '쓰레기 종량제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리터 종량제 봉투의 전국 평균 가격은 512원으로, 2017년 500원대를 기록한 이후 사실상 큰 변동이 없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크게 올랐지만, 종량제 봉투 판매 수입이 전체 폐기물 처리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4년 기준 쓰레기 수집·운반·처리 비용은 약 5조 원에 달하지만, 종량제 봉투 판매 수입은 1조 원 수준에 그친다. 배출자 부담 원칙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민 부담률 하락세를 지적하며 종량제 봉투 가격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미 일부 지자체는 인상에 나섰다. 경기 평택은 3년에 걸쳐 종량제 봉투 가격을 26% 인상하기로 했고, 광명과 고양 등도 인상 계획을 밝혔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간 소각장 이용이 늘어나면 기존 예산 구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직매립 금지 이후 민간 소각 확대와 비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공공 소각시설 확충과 재활용 체계 보완이 뒤따르지 않으면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쓰레기 처리 방식의 전환과 함께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직매립 금지는 2015년 당시 환경부(현 기후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합의한 사안으로,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소각이나 재활용 없이 그대로 매립하지 않고 잔재물만 매립하도록 한 제도다. 여러 차례 유예 끝에 올해부터 전면 시행됐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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