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이달 교육 현장을 혼란에 빠뜨린 고교학점제의 개편안을 확정 짓는다. 지난해 제도 도입 이후교사·학생·학부모의 혼란과 반발이 잇따르자 가장 마찰을 빚던 '학점 이수 기준'을 중심으로 마련한 중재안이다.
다만 공통과목이 위주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선택과목 운영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 때문에 개편안에도 불구, 현장에서 새로운 혼선이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고교학점제 관련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행정예고(안)'에 대해 국민 의견을 종합한 뒤 15일 개편안을 확정한다. 고교학점제에서 요구하는 이수기준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첫발을 뗀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부터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이수해 졸업하는 제도다. 졸업을 위해선 3년간 192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공통·선택과목에서 '출석률 3분의 2 이상, 학업성취율 40% 이상'이라는 '최소 성취수준'을 충족해야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선 새로운 제도에 대한 혼란과 반발이 극심했다.
성적 하위 40%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방·보충 수업을 진행하는 '최소 성취보장 지도'(최성보)가 대표적이다. 교사들은 이미 많은 수업과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해 최성보에서 요구하는 예방·보충 지도가 역부족이라고 호소했다. 추가 수업을 피하고, 성적 미달 학생을 이수시키기 위해 변별력이 떨어지는 수행평가의 비중을 늘리는 편법도 등장했다.
학생부 기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가르치는 과목이 늘면서 학생 1인당 학기마다 최대 500자까지 채워야 하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입에 유리한 고교학점제 과목을 찾는 데 열중했고, 그러한 불안을 사교육 컨설팅이 파고들었다.
혼란이 지속되자 교육부는 도입 반년 만에 학업 성적 미달 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충지도 시수를 낮췄다. 예방·보충지도 운영 방식도 학교 자율에 맡기고, 출석률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100%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추가 학습을 할 수 있게 했다. 중등 교원은 지난해보다 1600명 늘렸다.
나아가 국교위는 지난해 12월 공통과목에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그대로 반영하고,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적용하는 행정예고안을 공개했다. 학점을 취득하기 위한 조건이 기존보다 완화된 것이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정부가 제도를 일부 완화했으나 교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교원3단체(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학점 이수 기준은 출석률 중심으로 단순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선택과목은 새로운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학교·교사 입장에선 학생들이 온전히 '저마다의' 시간표를 짤 수 있도록 보장하는 동시에, 보충 지도와 학점 이수 기준 충족을 위한 출석 관리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이를 두고"시스템은 계속 돌아가는 데 현장은 준비가 안 됐다"고 토로했다.
국교위의 개편안을 적용한 이후에도 현장의 상황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제도를 수정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차정인 국교위원장 역시 지난 1일 EBS에 출연해 "고교학점제 자체의 제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몇 년의 시간을 두면서 개선해야 할 요소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grow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