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적성·진로에 따라 교과목을 선택·이수한 뒤 192학점이 쌓이면 졸업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출석률 3분의 2 이상’과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해야 학점 이수가 가능하다. 최성보는 과목 미이수를 막기 위한 제도로 일종의 보충 지도에 해당한다.
교육부가 2021년 2월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에선 성취도 40% 미만의 경우 낙제에 해당하는 ‘미이수’를 받는 것으로 설계됐다. 이수하지 못한 과목이 쌓이면 유급되는 게 학점제 원칙이지만 교육부는 2021년 유급 제도 도입을 장기 과제로 돌렸다. 대신 보충 지도를 통해 이수 기준을 충족하도록 했다.
문제는 보충 지도(최성보)를 듣지 않으려는 학생들까지 교사들이 억지로 참여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장승진 위원장은 “미이수는 곧 졸업 불가이기에 학교는 보충 지도를 통해 어떻게든 학점을 취득하게 만들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며 “이 과정에서 졸업 실패를 막기 위해 평가 기준을 인위적으로 낮추거나 형식적 보충 수업으로 학점을 부여하는 학점 퍼주기가 빈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방학을 반납하고 미이수 학생 지도에 임해야 한다”며 “미이수에 대한 책임을 모두 교사들이 떠안으면서 업무 폭주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작년 6월 고교 교사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최성보에 대해 84.8%(복수응답)가 ‘미이수 문제 해결을 위한 형식적 조치에 가깝다’라고 응답했다.
장 위원장은 고교학점제의 졸업 학점 기준을 낮추거나 출석률만 적용해 이수 여부를 판단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본래 취지에 따라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모두를 충족할 때 학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192학점 개설에 192학점 이수라는 경직된 구조 대신 184학점 정도로 졸업 기준을 낮춰 최소한의 실패 여지를 보장해 주는 유연함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졸업 기준을 낮춰 학생들이 2~3개 과목을 이수하지 못해도 졸업은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개편은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장은 시행이 어렵다. 이에 장 위원장은 ‘출석률을 중심으로 이수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을 차선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출석률만 적용할 경우 교사의 업무를 경감시켜 수업 연구에 집중하게 할 수 있게 되고 평가 기준 완화를 통한 행정적 눈속임도 줄일 수 있다”며 “학생들도 이수 기준에 부담을 덜게 되기에 실질적 과목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지난달 18일 제63차 회의를 열고 고교학점제 학점 이수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행정예고안을 보고했다. 선택 과목의 경우 출석률만 충족하면 학점 이수가 가능하도록 한 게 골자다. 고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에서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반영한다’는 내용을 ‘이수 기준은 출석률, 학업성취율 중 하나 이상을 반영하되 교육활동 및 학습자 특성을 고려해 설정한다’로 변경한 것이다. 국교위는 “공통과목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반영하고 선택과목은 출석률만을 반영하도록 교육부에 권고한다”고 밝혔다.
국교위 행정예고안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내년 3월 1부터 고1, 2학생을 대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장 위원장은 “고교학점제의 본질은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적성에 따라 배움의 주체로 서게 하는 데에 있다”며 “정책 당국은 ‘무늬만 학점제’가 돼버린 현실을 직시하고 고교학점제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에 나서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 교사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1998년에 출범했으며 현재 전국 180여개 지역에서 약 4000명의 교사들이 자발적 연구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