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으로 금괴 314kg 들여온 밀수업자, 비결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04일, 오후 06:36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금괴를 밀수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관리한 중관관리자가 실형과 함께 100억 원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2018년 과거 한 밀수업자가 여행객등을 통해 항문에 은닉해 홍콩에서 밀수해온 200g짜리 골드바 (사진=부산지검 제공)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세) 혐의로 기소된 A(68)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36억 1124만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이와 함께 추징금 151억 1010만 원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운반책 32명을 고용해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53차례에 걸쳐 시가 146억 원 상당의 금괴 314㎏을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뿐 아니라 2016년 5월 운반책 10명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시가 5억 원 상당의 금괴 10㎏을 밀수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주변 지인 등을 통해 모집한 운반책들에게 금괴를 항문에 은닉한 채 항공기에 탑승하도록 지시했다. 항문 속에 금괴를 숨겨 들여올 경우 금속탐지기가 금괴를 잘 탐지하지 못해 세관에서 적발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악용한 것이다.

운반책이 무사히 금괴 전달에 성공할 경우 건당 60만 원 정도의 수고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A씨가 밀수입 범행으로 얻은 이익은 스스로 인정하는 액수만 하더라도 3180만 원(60만원Ⅹ53차례)의 고액”이라면서 “범행의 전반적인 과정과 운반책들의 공통된 진술 등에 비춰볼 때 A씨가 이 액수를 훨씬 상회하는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A씨가 금괴 운반책들을 고용해 밀수출입한 금괴의 국내 시가가 거액으로 불법성이 매우 무겁다”며 “이마저도 A씨가 자신에 대한 세관의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해 8년 넘게 잠적함에 따라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행을 제외한 것인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2013년 한 밀수조직이 항문에 숨겨 밀반입한 금괴 (사진=연합뉴스)
우리 관세법은 물품을 수·출입하려면 물품의 품명과 규격 등을 세관장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제241조 제1항). 만약 이러한 규정을 어기고 물건을 수입하거나 수출하면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진다(제269조)

더불어 밀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 된다(제6조 제2항 제2호).

금괴 밀수의 급증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금괴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문에 금괴를 밀수할 경우 장시간 은닉할 수 없어 비행시간이 통상 1~2시간 내외인 중국 옌타이, 일본 도쿄 등 단거리 위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국제공항 환승구역이 밀수의 주요 통로로 이용되기도 했다. 환승구역은 입국장이 아닌 출국 대기 장소에 불과해 세관당국의 단속 권한이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드바 형태 그대로 밀수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나중에는 범행 수법이 진화했다. 아예 금괴를 인체 삽입이 용이하도록 둥근 깍두기 형태(3×3×2㎝)로 특수 제작해 매회 1인당 5~6개를 항문에 은닉해 금괴를 밀수하기도 했다.

금괴를 전달하는 운반비는 세관의 검색이 갈수록 까다로워지자 1개당 10만 원 선에서 최근 6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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