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대책, 처벌만이 능사 아냐…피해자 상담 지원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07일, 오후 04:5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법을 개정해 학교폭력 피해자의 회복을 도울 조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7일 오후 국회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2026 피해중심 학교폭력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현재는 학교폭력 대응책이 가해자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에서 2026 피해중심 학교폭력 정책토론회를 주최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응열 기자)
박 양은 지난 2015년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숨진 학폭 피해자이며 이 씨는 박 양의 어머니다. 이 씨는 권경애 변호사를 선임해 학폭 관련 소송에 나섰다가 권 변호사가 재판에 세 차례 불출석해 패소한 사건의 당사자다.

이 씨는 “학폭에 대한 대응으로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는 치유받지 못하고 있다”며 “가해자 처벌만으로는 학폭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학폭 피해를 당하더라도 학교폭력심의위원회 결정이 나온 이후에나 보호 조치가 적용된다”며 “학폭위 결정과 무관하게 보호조치를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학폭 사건을 인지하는 즉시 심리치료와 상담, 각종 비용 지원 등을 지원해야 한다”며 “학교내 종합 학생 상담 서비스인 위(Wee) 클래스에도 트라우마 전문 인력을 우선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시절 학폭 피해를 당한 대학생 A씨도 토론회에 참석해 피해자 회복을 돕는 지원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는 “학폭으로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데 중·고교 시절 공황발작이 와 중간고사를 치르지 못했다”며 “학폭 피해 학생과 정신질환자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학폭 가해자 엄벌만으로는 학폭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가해자를 처벌하더라도 학폭 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26만명 중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은 2.5%를 기록했다. 피해 응답률은 2021년 1.1%에서 △2022년 1.7% △2023년 1.9% △2024년 2.1% 등 지속 상승했고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0.4%포인트 뛰었다.

고등학생들의 피해 응답률도 전년 대비 0.2%포인트 오른 0.7%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2026학년도부터 학폭 가해 이력이 있는 지원자에 대해 감점하는 등 불이익을 준다. 학폭 정도가 심하면 불합격시키는 대학도 있다. 이처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데도 불구하고 고등학생들의 학폭 피해는 줄지 않은 것이다.

이재성 법률사무소 장우 대표변호사는 “최근 학폭 대응책의 주된 논의가 엄벌주의에만 머물러 있다”며 “피해학생이 체감할 실질적 보호 조치는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학생을 보호하는 조치가 학폭 대응책의 핵심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피해자 회복 중심의 제도 보완 요구에 대해 “제도적 개선과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회 교육부 학교폭력대책과장은 “피해학생을 돕기 위해 민간심리상담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을 학폭 피해학생 전문 지원기관으로 지정하고 있다”며 “시도교육청들과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치유·교육을 통합 지원할 전문교육기관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관계회복 프로그램인 ‘관계회복 숙려제도’를 도입한다”며 “피해학생 전담 지원관도 2029년까지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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