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종로구 3호선 안국역 승강장에서 새해 첫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과 탑승 저지에 나선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보안관들 뒤로 열차에서 하차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5.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수년간 출근길 지하철 운행 지연을 초래해 온 '지하철 탑승 시위'를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수년간 시민 불편을 초래해 온 탑승 시위가 일시적으로 멈추면서 6월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후속 조치에 따라 시위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장연은 7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고 오는 9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출마 예정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장연 측은 간담회를 통해 정치권에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추후 이행 상황을 지켜본뒤 시위 재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지방선거까지는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구안과 정책협약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시 지하철 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9일 열리는 민주당 서울시장 출마 예정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운전원 증원과 서울시의 중증장애인 노동자 일자리 예산 복구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간담회에 참석하는 출마 예정자들은 대부분 전장연 요구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석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치가 장애인들을 갈라치기와 갈등으로 몰아넣지만 않는다면 평화적인 방식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면서 "전장연이 요구하는 것들이 터무니없거나 재정적 부담이 심각하지도 않다고 생각해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2024.12.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는 2021년 12월 3일 당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겠다며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과정에서 시작됐다. 탑승 시위는 2024년 4월까지 이어졌고, 전장연이 같은 달 20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멈추겠다"고 선언하면서 약 1년간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해 4월 21일 전장연은 "1년 넘게 기다렸음에도 국회에서 장애인 권리 입법 제정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다시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였던 만큼 일반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줄곧 제기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최근 3년간 접수된 전장연 시위 관련 민원은 총 6598건에 달한다. 특히 열차 운행 방해 시위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11월에는 관련 민원이 1644건 몰리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역사에서는 시위를 이유로 열차를 정차하지 않고 통과시키는 무정차 조치도 다수 이뤄졌다.
전장연은 지하철 탑승 시위 외에도 출근길 선전전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 탈시설 예산 반영,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사업 예산 복구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탑승 시위 중단은 이러한 활동 방식 가운데 시민에게 가장 큰 불편을 초래하는 지하철 탑승 투쟁을 잠시 중단하고, 정치권과의 대화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는 정치권이 먼저 대화에 나선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번 지하철 시위 중단이 사회 갈등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정치가 소수자들을 논의에서 배제하지 않고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대화의 장이 열리면 전장연의 투쟁 방식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민사회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다지만 적어도 성의 있는 대화의 태도를 보여주면 사회 갈등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