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전씨는 이날 오후 경찰 출석 전 취재진의 ‘김병기 의원 지시로 후원금을 전달한 적이 있나’ ‘김 의원 측에 1000만 원을 전달한 건 맞는가’ ‘누구를 통해 헌금을 전달했나’ 등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다만, 전씨 측 변호인은 “탄원서 내용은 1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라며 “탄원서 내용 외에 (김 의원 측과) 주고받고 한 것이 없다”고 했다. 즉 10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은 맞다는 것이다.
같은 날 박대준 전 쿠팡 대표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표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김 의원과 비공개 오찬을 한 의혹을 받는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쿠팡 소속 임원들에 대한 자료를 받았는데 이들은 김 의원의 비위를 제보한 보좌관 출신으로 전해졌다. 임원들은 이후 해외 발령을 받거나 해고 처리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출석 전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5일 기준으로 김 의원 의혹 13건을 수사 중이다. 김 의원 관련 사건은 △전직 동작구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 △강선우 의원이 공천 헌금을 받은 사실을 묵인한 의혹 △대한항공으로부터 고가의 호텔 숙박권을 받은 의혹 △쿠팡 대표와 호텔에서 고가의 식사를 하고 쿠팡에 취업한 자신의 전직 보좌진의 인사에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의혹 등이다.
한편 공천헌금 1억원을 받은 뒤 김 의원과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선우 의원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 A씨를 소환해 약 16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B씨는 김경 서울시의원 측으로부터 공천헌금 1억원을 받아 보관한 것으로 지목되나, 정작 경찰 조사에서는 이 같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전날에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의 김순환 대표를, 6일에는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도 진행했다. 이들은 각각 △김 의원이 대한항공으로부터 고가의 호텔 숙박권을 받은 의혹 △강 의원이 공천 헌금을 받은 사실을 묵인한 의혹 등을 고발했다.
다만 이번 정치권 수사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관련자들이 증거인멸을 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강 의원에게 헌금을 준 혐의를 받는 김 시의원은 최근 텔레그램에 재가입한 데다가, 지난달 말 미국으로 출국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김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이지희 동작구의원도 최근 휴대폰을 교체했다. 경찰은 김 시의원 휴대폰 교체 의혹이 불거진 후 부랴부랴 통신 내역을 확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핸드폰을 버리라고 하는 건 변호사들의 흔한 전략”이라며 “핸드폰에서 텔레그램을 지워도 복구는 되는데, 핸드폰 자체를 잃어버렸거나 없다고 하면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동작구의원 A 씨가 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