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에 마약 숨겨 밀반입한 총책…사촌 성폭행범이었다 [그해 오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09일, 오전 05:11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난해 1월 9일 부산고법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남성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9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사촌 동생을 성폭행해 재판받던 중 도피한 뒤 마약 밀반입으로 범죄 수익을 벌어들인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된 것이었다. 성범죄 피고인이 국외로 도주해 호화 생활을 누리기까지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팬티 속에 마약을 숨긴 장면을 재현하는 모습. (사진=부산지검)


사건이 발생한 날은 2020년 12월 8일께였다. A씨는 사촌인 피해자 B양과 같은 해 11월부터 함께 거주했는데 B양이 잠든 사이 강제 추행하는 등 성범죄를 저질렀다. 또 같은 달 25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잠에 빠진 B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2021년 12월 15일께 태국으로 출국해 도주 생활을 시작했다.

도피 자금이 필요했던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이듬해까지 운반책 C씨 등과 공모해 11회에 걸쳐 총 시가 7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한국으로 밀반입했다. 이들이 밀수한 마약류는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등으로 그 규모는 21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이들 일당은 역할을 나눠 마약을 들여왔는데 총책을 맡은 A씨는 C씨 등에게 마약류를 팬티에 숨기는 법을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필로폰을 자신의 팬티 속에 넣어 국내에 들여왔으며 ‘환치기’ 수법으로 대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마약 밀반입으로 범죄 수익을 벌어들인 A씨는 태국에서 호화 생활을 이어갔으며 2023년 3월 C씨 등이 검거된 뒤 검찰과 인터폴의 공조로 파타야에서 붙잡혔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B양에 대한 성폭력 범죄로 재판받던 도중 해외로 도주해 마약류 관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범행 이후의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9년을 선고하고 6억 4000여만원을 추징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 마약류 관련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공범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B양에 대한 성폭력 범행 중 일부를 부인했지만 뒤늦게나마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마약류 범죄는 개인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 보건을 해하고 다른 범죄를 유발하기도 하는 등 사회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므로 그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입한 마약류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가액이 7억 원을 상회하는 점,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7차례에 걸쳐 사촌 여동생이자 아동·청소년인 피해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바 그 죄질이 매우 좋지 못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후 대법원이 A씨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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