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vs 창작의 자유…중학교 학폭 다룬 시화집 두고 논란

사회

뉴스1,

2026년 1월 10일, 오전 07:58

© News1 DB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발간된 시화집을 두고 '명예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교내 다툼을 소재로 한 시를 놓고 관련 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학부모 측 주장과 표현의 자유도 고려해야 한다는 학교 측 입장이 맞서고 있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 시에 언급된 학생의 보호자들은 자녀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학교 교사 등을 상대로 다음 주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문제가 된 시는 학생들의 다툼을 지켜본 다른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억지로 자리를 비켜준 내 친구는 시비에 걸려 화가 나 덮쳤지만 힘이 약해 밀려서 결국 운다"라거나 "괴롭힌 친구는 5명 내 친구는 1명" 등의 구절이 나온다.

시에 등장한 사건은 경찰 수사와 학교폭력 심의 절차를 거쳤다. A 씨의 자녀 B군을 포함한 학생 5명은 집단폭행 혐의로 송치가 됐으나 무혐의 처리됐다. 단 B 군은 폭행 방조 혐의로 송치돼 1호 처분을 받은 상태다. A 씨는 해당 처분에 대해서도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신청했다. 1호 처분은 '서면 사과'에 해당한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 A 씨는 "시가 집단 폭행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A 씨는 "학폭에서 가해자로 몰리게 되면 벗어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시가 실리는 과정에서도 교사들은 가해자 프레임 속에서 아이들을 바라본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A 씨는 학교 측에 시정요구서를 보내 "(반대 측 학생이) 욕설과 주먹질, 멱살잡기 행위를 한 사실이 있음에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시화집 즉각 회수 및 시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교 측은 "당사자 또는 사건이 특정되지 않았으니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표현의 자유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시에는 특정 학생의 이름이나 인상착의 등은 실리지 않았다. 단 다툼이 벌어진 과목과 요일, 교시는 적혀 있다.

A 씨와 함께 문제를 제기한 또 다른 학부모 C 씨는 "해당 학생이 그 시를 쓴 것 자체가 아니라 학교 측에서 이를 배포함으로써 타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해 법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교사들은 개별 학폭 사건 경위나 결과에 대해 알아서는 안 되고 알 수 없다"고, 체계상 교사들이 시 작품과의 연관성을 몰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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