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적어도 많아도 문제인 전기…멀어도 안전하게 보내는 ‘전력의 대동맥’
에너지 고속도로는 대용량 전력을 먼 거리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전력망 인프라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국은 급증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에너지 고속도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고속도로의 핵심 기술은 초고압 직류송전(HVDC) 입니다. 평소 우리는 송전효율이 높고 기술의 유지·보수가 쉬워서 주기적으로 크기와 방향이 바뀌는 교류송전(AC)을 사용합니다. 이 방식은 송전 거리가 길어질수록 전력 손실이 생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선형으로 바로 보내는 ‘직류’(DC)로 바꿔서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바꾸는 HVDC 기술이 주목받게 됐죠.
에너지 고속도로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힙니다. 기존의 송전망으로는 영·호남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다른 지역의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주파수는 전기가 1초에 얼마나 빠르게 진동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대한민국은 60㎐가 표준입니다. 전기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깨지면 주파수는 흔들리게 되고 60㎐에 맞춰진 모든 기기가 손상됩니다. 발전기도 망가질 수 있어서 발전소는 주파수가 유지되지 않으면 설비를 지키기 위해 가동을 멈추기도 합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믹스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려운 편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에 따라 전기 생산성이 좌우됩니다. 이 간헐성에 의한 전력 불안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원전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최근 재생에너지 설비가 증가하면서 맑은 날 태양광 발전량이 전체의 44%를 점유할 만큼 늘었습니다. 여기에 원전과 다른 발전소에서 나온 전력까지 더하면 과잉공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흐린 날이 반복돼 전기생산이 줄면 원전과 멀리 떨어진 지역은 전기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어서 남은 전기를 먼 곳으로 보내는 전력 인프라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죠.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 세우려는 정부…‘제2의 밀양사태’ 불씨로 남아
이 사실을 인지한 정부는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영호남의 전력망을 잇고 해상풍력까지 연결해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서·남·동해안의 태양광·풍력 단지로부터 전국의 산업단지나 데이터센터까지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죠.
이 계획이 발표된 뒤 전국 99개 송전선로와 관련된 지역에서는 밀양 송전탑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특히 주거밀집지역 인근에 50만V 변환소를 전국 최초로 건설하는 하남에서는 동서울변전소 증설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합니다. 정부는 이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주민수용성을 담보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공급을 통제할지 알쓸기잡에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영호남 전력망을 잇고 해상풍력까지 연결해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 동서울변전소의 변환소 신설과 관련한 동서울·수도권 송전선로는 에너지 고속도로에서 가장 이른 ‘0단계’로 표시돼 있다.(그래픽=김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