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동조정장치란 정치적 대타협이나 법 개정 없이도 기대수명, 경제성장률 등 객관적 지표에 따라 연금 시스템을 스스로 보정하는 기제다.
이 교수는 보고서에서 세 가지 유형을 분석했다. 그중 일본이 채택한 ‘거시경제 지수화’(Type 2)가 우리나라 실정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꼽혔다. 이 방식은 일하는 사람의 수(가입자) 감소나 기대수명 증가 등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연금액 산정에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이 교수가 ‘세대 중첩 모델’(OLG)을 통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거시경제 지수화 방식은 장수 리스크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두 가지 위기 상황에서 가장 견고한 대응력을 보였다.
특히 노동력 감소라는 파고 속에서도 세금 부담을 오히려 줄이면서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독일이나 캐나다처럼 수명이 길어진 만큼 더 늦게까지 일하게 하는 ‘법정 은퇴 연령 조정’(Type 3) 방식은 재정 안정 효과는 강력했다. 그러나 현재 일하는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워 후생 손실이 크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됐다.
제도 개편으로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등 지역가입자들의 부담액이 늘어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직장인의 경우 인상분 0.5% 포인트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해 실질적으로 본인은 0.25% 포인트만 더 내면 된다. 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인상분 전액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 월 소득 300만 원인 지역가입자라면 당장 올해부터 연간 18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8년 뒤 보험료율이 13%에 도달하면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납부예외 제도와 함께 저소득 지역가입자를 위한 보험료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특히 실직이나 사업 중단으로 소득이 끊긴 경우 최대 1년간 보험료의 절반을 국가가 지원하는 등 안전망을 촘촘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자동조정장치는 장기적 해법이지만, 연금액 감소나 수급 시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강한 정치적 저항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시작된 국민연금의 새로운 여정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수치 조정을 넘어 투명한 정보 공개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구조적 보완책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