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염태영, 김동연에 탈당 요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12일, 오전 09:42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수원무)의 이야기다.

지난 2022년 6월 2일 오전 경기도지사 선거 발표 이후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의원(오른쪽 끝)이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김 지사는 선거 이후 염 의원을 도지사직 공동인수위원장에 임명했다.(사진=방인권 기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경쟁했다가 손을 잡고 도정을 함께했던 두 사람이 4년 만에 다시 경쟁자로 돌아섰다.

12일 염태영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회소득’은 민주당의 길이 아닙니다”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힌 김동연 지사의 사진 2장을 올렸다. 기회소득은 김동연 지사의 시그니처 정책이다. 김 지사는 이명박 정부 때 기획재정부 제2차관,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염 의원은 “작년 연말, 경기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큰 파동이 벌어졌다”라며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 교육위원회에서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원이 전액 삭감된 것이다. 이때 김동연 지사는 침묵했고, 자신의 역점 사업인 ‘기회소득’ 예산 증액에만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치열하게 싸워 ‘청년기본소득’ 예산을 전액 복원했지만, 그 파장은 여전하다”라며 “김동연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심 정책인 ‘기본사회’를 지워왔다. 기본사회 연구조직을 폐지하고, ‘기본사회’ 정책을 ‘기회소득’으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염태영 의원은 또 “2024년 9월, 민생을 살리기 위한 민주당의 ‘전 국민 25만원 지원’ 정책에도 반대했다”라며 “복지는 국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다. 그런데 김동연 지사는 관료가 등급을 매겨 선별하는 과거의 ‘시혜적 복지’로 퇴행하고 있다”고 김 지사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염태영 의원 페이스북.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힌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사진을 올리며 김 지사의 탈당을 촉구했다.(사진=염태영 의원 페이스북 캡쳐)
염 의원은 “김동연 지사께서 민주당과 생각이 다른 건 존중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심 가치와 철학을 훼손하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라며 “민주당에는 김동연 지사와 같은 평생 관료 출신의 정치인은 많지만, 어느 누구도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김동연 지사와의 어색한 동행을 멈추고,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맞지 않겠냐? 어차피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다르고, 가치와 철학이 다른데 무엇 때문에 억지로 발을 맞춰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에게 탈당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염 의원의 공세는 김 지사에게는 매우 뼈아픈 상황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였던 염태영 의원은 이후 김동연 지사의 본선거를 도왔고,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지사는 민선 8기 출범 이후에도 도정자문위원장에 이어 경제부지사를 염 의원에게 맡기며 큰 신뢰를 드러냈었다.

하지만 4년 만에 돌아온 선거에서 염 의원이 김 지사의 과거 사진까지 꺼내며 “민주당과 어색한 동행을 멈추라”고 직격하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정 제1동반자를 강조하면서 이재명 정부와 스킨십을 강화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염 의원의 이번 공세는 매우 뼈아플 것”이라며 “염태영 의원으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김 지사와 결별을 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