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협상이 최종 결렬된 13일 오전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은 기존 예고대로 이날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2026.1.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 시내버스가 13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으로 멈춰 서는 것은 2024년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버스회사 64곳 전체 1만 8700여명 조합원이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을 시작한다. 이달 기준 서울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는 약 7000대(인가 대수 기준 7383대)다.
서울 시내버스가 파업으로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2024년 3월 28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에는 노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파업이 시작된지 11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3시쯤 종료된 바 있다.
임금 인상·통상임금 충돌…노사 협상 끝내 결렬
전날(12일) 노사는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특별조정위원회 사후조정회의를 진행했지만, 10시간이 넘는 협상에도 임금 인상 폭을 두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이번 교섭에서 두 개의 협상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209시간으로, 임금 10.3%를 인상해주고 추후 대법원이 (노조 주장인) 176시간 기준을 받아들이면 차액을 소급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노조 측이 받지 못하겠다고 했다"며 "당장 176시간이나 16% 이상을 내놓으란 주장이어서 도저히 수용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협상을 앞두고 △임금 3% 이상 인상 △65세로 정년연장 △입사 후 6개월간 상여금 미지급 등 임금차별 폐지 △노동감시로 인한 불이익 조치 금지를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통상임금 반영 효과를 포함한 전체 비용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률을 산정해 협상에 임해 노조와 견해차가 컸다. 사측은 통상임금과 별도로 2025년도 임금 3%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안을 수용할 경우, 추후 통상임금 반영 효과까지 더해져 임금 인상률이 최종 19% 이상에 달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통상임금은 소송으로…노조 "임금협상과 분리"
노조는 그간 논란이 된 통상임금·체불임금 문제는 추후 법적 분쟁을 통해 다룰 예정이며 임금협상과 분리해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회의에 앞서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노조는 통상임금을 이번 임금협상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2025년도 통상임금 문제는 임금교섭이 아닌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개정 시행한 근로기준법에 따라 민사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1·12월, 올해 1월분에 해당하는 체불임금의 원금·지연이자·손해배상액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늦어도 2월 중순에는 손해배상 등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재직노동자의 임금체불에도 지연이자 20%를 적용하며 3개월 이상의 장기 체불 피해를 본 노동자는 체불임금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김 이사장은 또 다른 협상안과 관련 "통상임금은 법으로 다루기로 하고 노조에 (임금 인상률) 3%를 이야기했지만 지노위에서 0.5% 인상안을 제시했다"며 "정년연장 등 (단협)사항도 제시하며 파업을 막기 위해 받겠다고 했는데 노조는 그것도 못 받겠다고 해서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노사 양측은 추가 협상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이날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협상이 최종 결렬된 13일 오전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은 기존 예고대로 이날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2026.1.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시 비상수송 가동…지하철 증편·셔틀버스 투입
2년 만의 파업 사태를 맞이함에 따라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우선 파업 기간 지하철 운행 횟수를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시간을 각각 1시간씩 연장한다. 막차는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운행하며, 혼잡 역에는 질서유지 인력을 추가로 배치한다. 지연이나 혼잡 상황 발생 시 투입할 비상대기 열차 15편도 마련했다.
시내버스 운행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5개 자치구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민·관 차량 약 670대를 투입해 주요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한다.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는 출근시간을 1시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코레일은 출근 시간대 이용객이 많은 경부·경인·경원·경의중앙 4개 노선을 중심으로 총 7회 추가 운행을 편성한다.
서울시는 민간 회사가 버스를 운행하고 세금을 들여 적자를 보전해 주는 버스 준공영제를 운영 중으로, 적자 규모 축소를 위해 노조 임금 인상 요구에 선을 그어왔다.
다만 2년 전 파업 역시 서울시 중재와 노사 간 물밑 협상을 거쳐 극적으로 타결된 전례가 있는 만큼 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버스노조에서도 출근길 시민분들의 불편을 감안해 조속히 현장에 복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 관계자는 "13일 첫차부터 파업을 시작한 후 도중에 합의하더라도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귀는 (합의) 다음 날 첫차부터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