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7시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보라매공원 버스정류장. 버스 정보 안내 전광판에는 버스의 현재 위치가 모두 차고지로 표시돼 있었다. 이날 새벽 결정된 시내버스 파업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온 시민들은 한파 속에 발만 동동 굴렀다.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한 직장인은 버스 파업 소식에 곧바로 택시 애플리케이션을 켰지만 출근시간 일제히 택시 호출을 하다보니 택시마저도 잡기 쉽지 않았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보라매공원 버스정류장 버스 정보 안내 전광판에 버스 위치가 모두 차고지로 표시돼 있다. (사진=석지헌 기자)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무기한 파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시민들의 불편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시와 서울 시내버스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까지 협상 테이블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실무적인 대화는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이 이견을 쉽게 좁힐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시내버스 노사는 전날 오후 시작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 사후조정회의에서 10시간이 넘는 줄다리기 끝에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더욱이 양측은 합의 불발 이후에도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서울시와 사측은 “파격적인 제안을 했지만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 뿐만 아니라 지부위원장들에게 충분히 공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통상임금에 대해 산정 기준시간수를 209시간으로 하고 이에 따라 10.3%를 당장 인상 △향후 대법원 판결에서 노조 측이 주장하고 있는 176시간으로 결정될 경우 추가로 발생할 인상분은 소급 정산 등을 제안했다.
이 안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임금체계 개편은 포기하고 기본급 인상안이 제기됐다. 조정위원들은 0.5% 기본급 인상과 64세까지 정년 연장 등을 제시해 이를 수용하려 했지만 노조측이 거절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임금인상은 지하철 노동자들이 2025년도 교섭에서 서울시로부터 인정받은 것과 같은 수준에 불과하고 정년도 다른 지역의 버스 노동자 수준에 못 미친다”며 “이번 파업의 책임은 버스노동자들의 3% 임금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자신들이 법적 의무사항인 체불임금 지급 의무액을 마치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액인 것처럼 둔갑시켜 사실을 왜곡한 서울시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의 요구는 △2025년 임금 3% 이상 인상 △정년 연장 △임금차별 폐지 △암행 감찰 불이익 조치 중단 △타 지역 수준에 미달하는 단체협약 내용 개선 등이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에 들어간지 첫 날인 13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전광판에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파업 철회 여부는 양측이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현재 강대강 구도로 맞서고 있어 서울시내버스 파업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논의의 핵심이던 통상임금 문제는 별도로 다루고 기본급 인상 수준을 다투는 것으로 미묘한 변화가 있지만 이번에 거론했던 임금인상률 0.5% 수준부터 재논의를 할 수 있을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전면 파업이 길게 이어진 전례는 드물다. 12년 만에 파업을 했던 2024년에도 11시간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이 기록을 넘어선 상태다.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하고 심야 운행 시간도 익일 2시까지 연장한다. 또한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한다. 지하철 혼잡시간은 오전 7시~10시, 오후 6시~9시로 조정해 열차를 추가 투입하고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새벽 2시까지 연장해 총 172회 증회 운행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노조도 출근길 시민의 불편을 감안해 조속히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