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앞둔 백해룡 "오욕의 시간"…잡음만 남긴 채 파견 종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13일, 오후 03:50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세관 직원의 마약 밀수 연루 의혹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을 주장했던 백해룡 경정이 14일 합동수사단 파견을 마치고 원래 보직인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복귀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서울동부지검 검·경 합동수사단(합수단)에 합류한 지 3개월 만이다. 백 경정은 자신이 주장한 의혹을 규명하지 못하고 임은정 지검장과의 갈등만 남긴 채 파견을 마치게 됐다.

백해룡 경정과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사진=연합뉴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백 경정은 14일 합수단 파견을 마치고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복귀한다. 애초 지난해 11월 14일까지였던 백 경정의 파견 기간은 서울동부지검이 대검찰청에 연장을 요청해 한 차례 연장됐다. 이번에는 임 지검장이 파견 연장을 요청하지 않았고, 백 경정도 복귀 의사를 밝혔다.

‘세관 직원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은 2023년 백 경정이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마약 밀수 사건을 수사하던 중 시작됐다. 당시 수사팀은 말레이시아인 마약 운반책 3명에게서 ‘인천공항 세관 공무원들이 마약 밀수 과정에서 도와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백 경정은 세관 공무원들의 밀수 연루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경찰 지휘부 등의 전방위적 외압을 받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대검찰청은 백 경정이 제기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20여 명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합수팀의 지휘권은 서울동부지검으로 넘어갔고 규모도 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백 경정의 합수단 파견을 지시했다.

그러나 백 경정은 파견 첫날부터 합수단을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또 “기존 수사팀을 해체하고 새로운 수사팀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백 경정이 주도하는 5명 규모의 수사팀이 별도로 꾸려졌다. 백 경정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사용 권한을 부여받지 못해 제대로 수사할 수 없었다”고 반발하고 “최소 25명 규모의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지난달 17일 동부지검 합수단이 언론에 공개한 보도자료. 백해룡 경정이 제시한 혐의 및 주장과 합수단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반박 내용이 담겨있다.(사진=서울동부지검 합수단 제공)
불편한 동거를 이어오던 백 경정과 합수단은 지난달 9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완전히 갈라섰다. 합수단은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인천공항 세관원 7명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실과 당시 경찰 지휘부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봤다. 합수단은 “백 경정이 제기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면서 “백 경정과 당시 수사팀이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속아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 외압 관여 여부 확인을 위해 피의자 주거지·사무실, 경찰청·서울경찰청·인천세관 등 30개소를 압수수색하고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46대를 포렌식했지만 대통령실 관계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백 경정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공항세관 △김해세관 △서울본부세관 △인천지검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 6곳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A4용지 89쪽 분량의 현장검증 조서 초안을 공개했다. 수사 실무자가 압수수색 영장과 수사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합수단은 “수사기록에는 백 경정의 추측과 의견을 기재한 서류 외에 피의사실을 객관적으로 소명할 자료가 전혀 없었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합수단은 백 경정의 수사자료 공개와 관련해 “공보규칙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경찰청 감찰과에 백 경정의 공보규칙 위반과 개인정보 보호 침해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백 경정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장외 여론전을 펼쳐왔다. 파견 해제를 하루 앞둔 13일, 백 경정은 보도자료를 통해 재차 수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 3개월간 오욕의 시간을 견뎠다”며 “검찰의 감시를 벗어나 독립된 팀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파견이 끝난 뒤에도 관련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별도의 물리적 공간과 독립된 수사팀 구성을 경찰청과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합수단은 백 경정 파견 해제 이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및 김건희 일가의 마약밀수 의혹, 검찰 수사 무마와 은폐 의혹 등을 포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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