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2025.9.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계엄 선포에 관해 전례 없이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에 대해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재판부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절차의 위법성을 유죄 판단의 전제로 삼으면서 다음 달 선고를 앞둔 내란 우두머리 사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16일 특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유죄…재판부 "헌법 정면 위배"
재판부는 먼저 12·3 비상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 7명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 이들의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국무위원 전원이 심의권을 갖는다는 점을 짚으면서, 비상계엄 선포 전 전원 소집 통지를 생략할 정도의 긴급성이나 밀행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는, 지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이뤄져야 한다"며 "대한민국 헌법에서 계엄 선포에 관한 심의를 특별히 언급하는 것 역시 대통령 권한 오·남용을 막고 독단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시 국무회의보다 국무위원 전원의 의견을 더 경청하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도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에 관해 전례 없이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했다"며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해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사후 계엄선포문을 작성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헌법 수호·법질서 준수의 의무가 있는데도 독단과 권력남용을 방지하고자 한 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에 관해선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가지는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해 일신·사적 이익을 위해 경호처 공무원을 사실상 사병화했다"고 말했다.
그밖에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에 관해선 유죄, 허위 외신 보도자료 작성·배포 혐의에 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6.1.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계엄 위법" 명시 없었지만…절차·수사권 판단, 내란 사건 영향 가능성
재판부는 이날 12·3 비상계엄 자체가 위헌·위법이라는 점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무회의 소집·심의 절차의 위법성을 유죄 판단의 전제로 삼으면서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하자'에 대한 판단이 포함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
공수처의 수사권과 체포영장 발부·집행의 적법성을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뿐 아니라 관련 범죄에 해당하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수색영장 역시 관할 위반이나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내란 우두머리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해 온 공수처 수사권과 영장 적법성 주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이날 법원 판단이 다음 달 19일 선고가 예정된 내란 우두머리 사건의 판단 방향성을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내란 우두머리 사건의 주요 쟁점으로는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수처의 수사권,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 여부 등이 꼽힌다.
다만 12·3 비상계엄을 직접적으로 다룬 사건이 아니고 재판부가 다른 만큼, 이번 선고로 내란 우두머리 사건의 결론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1심 선고는 2월 19일 오후 3시로 예정돼 있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 13일 결심공판에서 12·3 비상계엄을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으로 규정하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