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아들 경제적 지원했는데…끝은 살해 [그해 오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전 12:02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8년 1월 19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친모(당시 55세) A씨와 계부(당시 58세), 이복동생(당시 14세) 등 일가족을 살해한 김성관(당시 36세)을 강도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 씨가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일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경찰서를 나와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것은 김 씨의 손에 사망한 그의 친모는 평소 그에게 생활비를 보태주며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그는 왜 어머니를 무자비하게 살해했을까.

친모와 계부, 이복동생을 살해한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 김성관. (사진=연합뉴스)
김 씨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친모 A씨는는 김 씨를 위해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재혼했고, 그가 중학생일 때는 뉴질랜드로 유학을 보내주는 등 금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씨가 결혼해 가정을 이룬 후에도 경제적 지원을 했던 A씨와 김 씨가 틀어지게 된 계기는 김 씨의 반복된 거짓말이었다. 그는 평소 주변인들에 영국 글로벌 건설그룹의 전무이사이며 뉴질랜드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는 엘리트로 소개했고, 부동산을 소유한 할아버지에게 건물 두 채를 상속받을 것이라는 거짓말을 일삼으며 돈을 가로챘다.

그런 그에게 생활비를 보태주었던 A씨는 2016년 8월부터 김 씨에 대한 지원을 끊었고 10월부턴 만남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김 씨는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김 씨는 2017년 10월 21일 오후 2시쯤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A씨와 이복동생을 살해하고 A씨의 체크카드와 귀금속 등을 훔쳤다. 또 같은 날 저녁 8시에는 계부를 유인해 강원도 평창의 한 도로변 졸음쉼터에서 흉기로 살해한 뒤 강원도 횡성군의 한 콘도 주차장에 유기했다.

범행 당일 김 씨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A씨 계좌에서 빼낸 1억 1800여만 원으로 공항 면세점에서 명품가방 등 450만 원 상당의 쇼핑을 하고 10만 뉴질랜드 달러(당시 한화 7700만 원 상당)를 환전해 출국했다. 하지만 과거 저지른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 김 씨는 출국 80일 만에 강제로 소환됐다.

그런데 김 씨의 범행에는 아내 B씨(당시 33세)도 연관돼 있었다. 이들 부부는 범행 당시 8000여만 원 상당의 빚을 지고 있었고, 이미 뉴질랜드로의 이민도 상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가 체포된 뒤 B씨도 자녀들과 함께 자진 귀국했으며 공범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생명에 관한 존중을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하고 파렴치한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이 된다”면서도 “사형은 문명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피고인에게 사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에 처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내 B씨에 대해선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고, 올해 출소를 앞두고 있다.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의 유족이라고 밝힌 유튜버 C씨. (사진=유튜브 캡처)
이 사건은 2023년 초 한 유튜버가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의 유족이라고 밝히면서 재조명됐다. 헬스 유튜버인 C씨는 7분 36초 가량의 영상을 통해 사망한 김 씨 계부의 친딸임을 밝혔다.

어렵게 입을 뗀 C씨는 “아빠의 재혼으로 새엄마와 그의 아들인 6살 많은 김 씨와 가족이 됐고 내가 중학교 1학년이던 당시 아빠와 새 엄마 사이에서 이복동생이 태어났다”며 “아빠를 마지막으로 본 게 차량 트렁크 속에서 흉기로 난도질당한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 당시에는 악에 받쳤었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비극적으로 돌아가셔서 거의 1년을 매일 울었고 지금도 이 장면이 매일 떠올라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다.

C씨는 김 씨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남동생에 대한 질투심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제가 6살 때 아빠가 재혼했는데 새엄마(A씨)는 아빠 앞에서는 저를 친딸처럼 챙기는데 아빠가 없을 때는 구박했다. 자기 아들(김 씨)한테만 모든 사랑과 지원을 다 해주던 분이셨다”며 “늦둥이 동생이 태어나면서 관심이나 경제적 지원들이 그쪽으로 쏠렸다. 오빠는 성인이고 가정을 이루고 있는데도 엄마한테 돈을 달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근데 동생한테 지원이 가자 그게 질투 나서 살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를 시작한 초반에는 ‘내가 유명해져서 국민청원을 해서 제대로 처벌받게 하면 아빠의 억울함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었다”며 “하지만 구독자들이 늘어나고,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하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점점 그런 의도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사건 이후 C씨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추스리기도 전에 현실에 내몰려야 했다. 김 씨는 부모 살해 이후에도 자신의 딸들에게 상속되는 부모님의 재산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슬픔에 빠진 C씨에 김 씨의 친척들은 “너희 아버지가 돈을 빌렸다”며 사망보험금을 요구해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5년간의 민사소송 끝에 김 씨 측이 뒤늦게 상속을 포기하면서 2023년에야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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