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노인도 시민이다 [전문가 칼럼]

사회

뉴스1,

2026년 1월 19일, 오전 06:30

김미령 대구대 명예교수(골든에이지포럼 대표)

어김없이 새해 첫 달을 시작하고 있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은 조물주의 영역이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체감하는 방식은 연령과 비례한다. 젊을수록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만, 노인들은 시간이 마치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빠르게 흘러간다. 나이가 들수록 그 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진다.

소년기에는 빨리 성인이 되고 싶어 나이 들기만을 기다렸지만 노년기에 나이 드는 것을 그다지 반가워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 106세를 맞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인생을 살아보니 60세에서 75세까지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한다. 이 말처럼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 가장 젊은 날이다. 많은 노인이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젊고 신체기능이 좋은 나이임을 인식하고 행복한 노년기를 보내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AI 시대의 새로운 노인복지
시대의 흐름이 너무 빠르다 보니 지금의 청소년들은 태어나 눈을 뜨니 스마트폰이 있었고,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환경에서 교육받고 있다. 현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시대를 거쳐 이제 AI 시대에 접어들어서 새로운 형태의 기술 현대화가 진행 중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AI 시대로의 전환인 현대상황에도 기술패러다임의 전환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제미나이 나노바나나로 생성한 '노인을 위한 AI' 이미지. (필자 제공)

노인들은 AI 시대에 기술적 약자인 현실에서 AI 활용능력, AI 리터러시를 통한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AI 시대의 중요한 노인복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은 AI를 통한 노인복지 혜택을 받는 면도 있지만 노인 자신의 AI 사용역량 즉 디지털·AI 리터러시를 갖춰 자녀 세대, 손자녀 세대와의 기술격차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AI 시대에 디지털 문해력, 알고리즘의 이해, AI 활용역량 등의 디지털 기술격차가 해소되지 않을 때 기술적 약자인 노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는 감소하며 지위는 약화하고 사회적으로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되며 정서적 고립을 악화시킬 것이다.

노인들에게도 공평한 AI 교육 기회를
요즘 컴퓨터를 모르는 것은 과거의 문맹과 같다. AI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인들을 위한 AI 교육이 필요하다. 정부는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교육 강화는 중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한 형태의 AI가 등장하더라고 이를 활용할 줄 모르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최근 AI 교육이 국비 보조로 무료로도 진행되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은 연령제한이 30~65세 미만으로 돼 있다. 가뜩이나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취약계층인 노인들을 열심히 독려해서 AI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할 텐데 교육 대상에서도 배제하고 있는 셈이다. AI 교육을 전 국민 과제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고용과 직무 중심으로 설계된 현재의 AI 정책에서 일반 노인들이 실질적인 수혜 대상이 되기는 쉽지 않다.

과학기술정보신부가 2025년 3월 발표한 '2024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결과 재구성. (필자 제공)

인구의 20%가 넘는 만 65세 이상 노인도 일상생활에서 AI 활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공공서비스 이용, 병원 예약, 금융 거래, 교통 정보 확인, 자녀와의 소통까지 AI와 디지털 기술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AI 교육정책은 일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노년의 삶을 위한 교육이 돼야 할 것이다. 노인들이 원하는 경우 평생교육을 통해서 손쉽게 AI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아야겠으며,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교육의 기회를 공평하게 줘야 할 것이다.

AI 소외계층인 노인에게 AI 학습 기회 넓혀야
청년층 중심의 AI 교육지원이 확대되고 있지만 직장인 중심이 아닌, AI 소외계층인 노인들에게도 AI 학습 기회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 지자체에서 평생교육 차원의 AI, 디지털 교육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65세 이상이라도 AI 학습 기회를 줘야 한다.

초고령사회에 AI 교육의 대상을 특정 연령층으로 제한하는 것은 노인을 기술 변화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연령제한을 하는 것은 AI 활용이 중요한 시대에 생활편의, 사회참여 측면에서 노인을 배제할 수 있고 또 다른 세대와의 소통 등에서도 노인들의 지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전 국민 AI 역량 강화, AI로 인한 격차 해소에도 맞지 않고 실질적으로 연령기준으로 교육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다.

AI 교육을 경제활동 연령층을 위한 인적자본 투자로만 보는 시각에서 노인복지의 시각으로도 변해야 한다. AI는 경쟁기술뿐 아니라 이제는 '생활인프라'로 공공서비스 접근, 의료정보 이해, 금융서비스 이용, 사회적 소통 등의 영역이므로 AI 교육을 받지 않으면 정보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인복지의 중요한 사회적 자원인 정보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AI 교육이 필요하다.

opini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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