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관 질병청장은 19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팬데믹 대비를 위해 감염병 위기유형을 팬데믹형(1형)과 제한적 전파형(2형)으로 나눠 위기단계에 맞는 방역·의료 통합대응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은 국내에서 코로나19 1호 확진자가 발생한 지 6년째 되는 날이다.
우선 제한적 전파력과 높은 병독성을 가진 제한적 전파형의 경우 고도화된 시설과 정예 의료 인력 확보가 필수라는 게 임 청장의 설명이다. 지난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2019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졌던 에볼라 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예다.
반면 코로나19와 스페인독감, 신종플루 등 광범위한 전파력과 낮은 병독성의 팬데믹형 질환의 경우 장기적인 관리와 회복 전략이 핵심이다. 감염병 발병의 원인을 파악해 전파 위험을 줄이고, 회복 단계를 거쳐 사회 재개를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청장은 “앞으로 인구 구조 변화와 고령층 증가, 정부와 건강보험의 재정 변화, 국제 정세 변화와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대응 경험이 있는 지금이 감염병 위기 고도화에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사진= 질병관리청)
임 청장은 “감염병의 실체를 신속히 파악하고 백신과 치료제, 진단 키트를 순차적으로 확보해 1년 안에 사회 정상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8년 말까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을 활용한 백신 신속 개발 플랫폼을 완성하고, 백신 자급 능력 확보를 위한 민관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질병청은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과 연구 인프라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기존 국가 치료 병상 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고도화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호남권에서 조선대병원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순차적으로 개소할 예정이다.
또 감염병임상연구분석센터를 설립해 백신·치료제의 신속한 임상시험과 개발을 위한 중심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곳은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설립을 추진 중이며 감염병 위기가 터지면 적시에 의약품 개발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해 별도의 기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임 청장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신속하게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며 “감염병 국민 보건위기 대응기금을 만드는 게 질병청의 바람”이라고 했다. 지난해 폐지한 국제질병퇴치기금을 부활시켜 해당 기금의 일부를 적립·활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임 청장은 “감염병 위기 대응체계 정비를 5년이나 8년 뒤에 꺼낸다면 팬데믹에 대한 사회적 기억은 희미해질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기본 책무가 재난 대응임을 고려할 때, 공중보건 위기의 주무 부처로서 앞장서 고민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