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오진한 병원, 환불 거부…난 지옥의 시간 보냈는데 소송하라니"

사회

뉴스1,

2026년 1월 23일, 오전 05:00

© News1 DB

어깨 수술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가 '에이즈 양성' 오진을 통보받고,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낸 한 남성이 이후 검사비 환불조차 거부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깨 수술 갔다가 에이즈 오진으로 지옥 체험한 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해외여행 중 여섯 살 막내딸을 목말 태우다 어깨에서 '툭' 하는 소리가 나며 통증이 시작됐다"며 "기존에 오십견 증상도 있었고, 회전근 파열이 의심된다는 말을 듣고 강남의 한 유명 척추·관절 전문병원을 찾았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병원 의료진이 '어깨뼈가 돌출돼 있고 석회도 있다. 이대로 두면 힘줄이 끊어진다'고 하더라. 즉각적인 수술을 권했고, 이틀 뒤 수술 일정이 잡혔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전날 입원해 피검사, MRI, CT, 심전도 등 각종 검사를 받았고 검사비 140만 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수술을 기다리던 중 담당 간호사로부터 "수술이 안 된다. 퇴원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묻자 "피검사에서 뭐가 나왔다"는 말만 반복됐고, A 씨가 직접 확인한 검사 결과에는 'HIV 양성'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 씨는 "결혼 14년 차에 아이 셋을 둔 가장인데 말이 되느냐. 여자들 있는 술집에서 술을 마셔본 적도 단 한 번도 없고, 결혼하기 전까지 '모태 솔로'로 오래 살았다"며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간호사는 재검사를 세 번 했고 정확도는 99.7%라고 했다. 그러면서 에이즈 잠복기가 최대 15년이라 아내와 아이들도 감염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늘이 무너졌다. 내가 병에 걸린 건 참을 수 있어도,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옮겼을 수 있다는 말에 완전히 무너졌다. 아이들은 나중에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말해야 하나 수만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상급병원서 재검사 실시…사흘 뒤 결과는 'HIV 음성' 판정
병원 측은 상급병원에 재검사를 의뢰했고, 사흘 뒤 결과는 'HIV 음성'이었다. A 씨는 "대학 합격보다 더 기뻤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 떠올렸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A 씨는 "3일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며 "병원 측에 최소한의 사과나 비용 조정을 요청했지만, 병원 원무과장은 이를 거절했다. '그럼 수술도 못 해준다'고 통보하더라. 검사비 환불 요구에 대해서도 '환불은 안 된다. 소송하라'는 답을 들었다"고 황당해했다.

A 씨는 "강남 보건소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담당 의사가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자술서를 제출하면서 진료 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검사비 환불 역시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에이즈 오진을 내고도 사과 한마디 없었고, 검사비 140만 원도 돌려주지 않았다"며 "강남 대형 병원에, TV에 나온 유명 병원장까지 있는 곳을 개인이 어떻게 상대하겠나 싶었다. 병원명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로 '사실적시 명예훼손' 제도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사실을 알면서도 말할 수 없는 구조가 답답하다, 대한민국 의료계 갑질의 정석을 체험했다"고 호소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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