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한파에 빨래도 씻지도 못해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25일, 오후 03:12

[이데일리 염정인 김현재 기자] “세탁기 돌리면 안 된다고 해서 빨래방 다녀왔어요. 옆집은 온수도 안 나온다던데요.”

지난주부터 시작된 올겨울 ‘최장 한파’의 여파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관이 얼어붙으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동파를 막기 위한 작은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의 한 주택가에 배수관이 동파돼 고드름이 얼어붙어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밤 서울 시내에서만 37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한파로 이번 한 주간 누적된 서울 지역의 수도계량기 동파 건수는 모두 463건에 달한다.

실제 이례적으로 긴 한파가 덮치면서 동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미자(56) 씨는 지난 21일 가게 수도관이 얼어붙어 영업에 큰 불편을 겪었다. 윤씨는 “설거지를 하려면 온수가 꼭 필요하다”며 “반나절 동안 찬물을 끓여 가며 영업을 이어갔다”고 했다. 이어 “다음 날에는 집 수도관도 동파돼 지난주 수리 비용으로만 35만원을 썼다”고 토로했다.

동파 피해는 일반 주택도 마찬가지다. 서울 한 오피스텔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지난 21일 퇴근 후 샤워기를 틀었다가 찬물만 쏟아져서 크게 당황했다. 김씨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헤어드라이어로 보일러를 녹이라고 했다”며 “20분가량 더운 바람을 쐬어 간신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에서도 세탁기 사용을 제한하면서 밀린 빨래를 하러 나온 시민들로 빨래방이 북적이기도 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동파 수리 업체를 운영 중인 신민호(39) 씨는 “지난주 수요일부터 고객 문의가 빠르게 늘었다”며 “체감상 작년보다 40%는 증가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문의가 많은 날에는 100건도 넘어 수리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천의 한 5층 빌라에서는 물탱크 전체가 얼어 모든 세대에서 냉·온수 사용이 멈춘 사례도 있다. 아무리 기술자라도 단시간에 복구하기 힘들다”며 “기술이 있어도 이렇게 바쁠 땐 어려운 현장에 나서려는 사람도 드물다”고도 말했다.

보일러 업계에서도 지난주부터 수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수도관이 얼어 온수가 나오지 않는 사례가 많은데 이를 보일러 고장으로 오인해 수리 요청을 하는 것이다. 실제 경동나비엔(009450)의 경우 동파 관련 전화 문의가 1월 초 대비 3~4주 차에 약 15% 증가했다.

서울아리수본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은 △수도계량기함에 헌 옷 등으로 보온재 채워 넣기 △외출 시에는 2분에 일회용 종이컵을 채우는 수준으로 수도꼭지 열어 두기 △수도관(계량기)이 얼었을 때는 50도 미만의 따뜻한 물로 녹여 주기 등 동파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동파 예방에도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동파 예방을 위해 열선을 두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열선 감는 법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너무 촘촘히 감거나 과도하게 겹쳐서 감게 되면 화재 우려가 있어서다. 공 교수는 “집 밖에 나갈 때 보일러를 ‘외출’ 상태로 돌리기보다는 조금 낮은 온도에 맞추는 것이 동파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외출을 누르면 보일러가 아예 정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부착된 ‘겨울철 동파방지 안내문’ 모습이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주 내내 안내 방송을 통해 동파 예방 수칙을 안내했다. (사진= 염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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