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경우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잃는 것이 급격히 늘어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법률비용은 당연하고 이미지 훼손과 대중의 피로감에 활동 중단으로 인한 기회비용 상실, 광고 계약 해지와 거액의 위약금 소송으로까지 이어진다. 설령 그들이 소송에서 이긴다 해도 시장과 여론에서 패배한다면 그 승리는 공허해진다. 이러한 문제는 결코 유명인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일반인 역시 송사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른다. 소송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감정 소모까지. 누구를 위한 승리인가 싶을 정도로 결과적으로 이겨도 남는 게 없는 경우가 많고 법적 판단과 별개로 분쟁 그 자체가 삶을 잠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마음과 상대방을 혼내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가보자’는 선택을 하곤 한다.
이 지점에서 과연 변호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변호사는 단순히 송사를 대리하고 법리적 결과를 받아내는 사람이 아니다. 의뢰인이 처한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지 현재뿐 아니라 장래까지 고려했을 때 어떤 선택이 의뢰인에게 덜 상처가 되는지 설명하고 유리한 판단을 돕는 사람이 돼야 한다. 경우에 따라 다소 억울함이 남더라도 합의를 통해 분쟁을 조기에 종결하는 선택이 더 합리적일 때도 있고 법적으로는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더라도 장기화할수록 잃을 것이 명확하다면 한 발 물러서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큰 이익이 될 때도 있다. 감정적 만족과 실질적 이익은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고 냉정한 판단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변호사의 역할이다.
최근의 여러 사례는 ‘법대로’ 대응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일각에서는 ‘최종 승자는 변호사다’, ‘변호사가 일을 키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
물론 실무에서 “안 됩니다”라는 말을 의뢰인에게 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된다”는 말을 기대하는 사람에게 “안 된다”고 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 감정에 동조하며 강경 대응을 권하는 것이 편하고 그게 영업적으로도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변호사는 법정 안에서의 승패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분쟁 이후 의뢰인의 삶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렇지 않다면 변호사는 법률 문서를 대신 작성해 주거나 의뢰인의 말을 대신 전하는 존재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소송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다. 법리적 승리 역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그 점을 놓치지 않고 어떤 선택이 의뢰인에게 어떤 결과로 남을지 함께 고민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변호사라는 직업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윤리이자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