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권 씨는 단순히 태아가 사산될 것으로만 알았다고 주장한다”며 “태아가 사산된다고 하면 의료진이 태아 사망을 확인하는지 여부를 궁금해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전혀 궁금해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태아가 수술 개시 이후에 사망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별다른 반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권씨는 “제 잘못으로 소중한 생명을 떠나보낸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크다”며 “평생 살아가며 아이에게 용서를 구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 제가 했던 행동들을 평생 마음 속에 새기면서 평생 반성하며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씨 측 변호인 역시 “(권씨는) 유무죄를 떠나 빛도 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아이를 생각하며 엄마로서 참담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도 “이 사건의 살인죄에 대한 판단은 매우 엄격하고 신중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태아 단계 임신중절이라 알았을 뿐 살아서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살인 고의를 가진 사람이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유튜브에 영상을 제작해 올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와 함께 “임신·출산 지원체계 부재 등 제도적 공백 속에서 피고인도 또 한 명의 피해자가 됐다”며 “2021년 낙태죄가 전면 효력을 상실한 이후 현재까지도 임신중절 주수 제한, 고주수 임신중절 범위 등 형사처벌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발의 중인 모자보건법은 인공임신중지를 태아 및 부속물을 모체 밖으로 배출하는 행위로 해 한계를 두지 않았다”며 “이는 고주차이며 태아 건강에 문제가 없어도 모체에서 사망케 배출하는 행위가 형서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입법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검찰은 권 씨 임신중절 수술 브로커 및 병원장, 집도의 등에도 중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브로커 등을 통해 임신중절 환자를 소개받은 산부인과 병원장 윤모 씨에게 징역 10년, 벌금 500만원과 추징금 11억 5016만원을 구형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 심모 씨에 대해선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두 사람은) 법의 공백 상태를 이용해 생명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윤 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는 45년간 약 1만명의 아이를 제 손으로 받아냈다”며 “평생 의사로서 자부심으로 살아왔는데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브로커와 손을 잡는 돌이킬 수 없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구치소 안에서 암 재발 진단을 받고 몸이 예전 같지 않으나 제가 지은 죄에 대한 댓가라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병든 아내 곁을 지키며 함께 속죄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간청드린다”고 말했다.
심 씨는 “해서는 안 되는 일과 구분하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어리석은 판단의 대가로 삶의 원천인 의사 면허와 모든 지위를 잃었고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지른 죄를 달게 받겠다”며 “사건이 완료되면 저로 인해 고통받은 가족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그는 “피고인은 태아 단계 임신중절이라 알았을 뿐 살아서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살인 고의를 가진 사람이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유튜브에 영상을 제작해 올릴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외 검찰은 윤 씨에게 환자를 소개해 수수료 명목으로 3억 1000만원 상당을 취득한 브로커 2명에게 각각 징역 3년 및 추징금 3억 1195만원,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한편 권 씨는 2024년 6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해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36주차 태아의 경우 신생아와 거의 비슷한 체형과 발달을 보이기 때문에 살인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진정서를 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에 따르면 병원장이었던 윤 씨는 고령으로 수술을 집도할 수 없자 지인을 통해 알게 된 60대 대학병원 의사 심 씨에게 권씨의 수술 집도를 맡겼다. 심 씨는 윤 씨로부터 수술 건당 수십만원의 사례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제왕절개 수술로 태아를 꺼낸 뒤 준비해 둔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