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公 전기료 4년 새 1008억↑…"지하철 전용 요금제 필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28일, 오전 05:50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의 만성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유탄이 서울교통공사를 직격하고 있다. 갖은 노력으로 지하철 전기사용량은 줄였지만 지속적인 요금 상승으로 전기료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대중교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만큼 지하철 맞춤용 전기요금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전기요금 4년간 7회 인상…서울교통공사 적자 200억원 육박

27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위탁운영구간을 포함한 연간 전기사용량은 2021년 1317GWh에서 2024년 1297GWh, 지난해(잠정치) 1292GWh 등으로 지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기요금은 1735억원→2743억원으로 58%(1008억원)가 증가했다. 공사가 효율성이 높은 전동차를 도입하고 전기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추진하는 등 에너지경영으로 전기 소비를 줄였지만 전기요금이 2022년 4월 이후 7번에 걸쳐 68.5원 인상되면서 절약 비용을 상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기요금이 운수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세이다. 2021년 15% 수준이던 운수수익 중 전기요금 비중은 매년 상승해 2024년 16.1%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공사의 누적적자는 17조원에서 18조 9000여억원으로 불어났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24년 기준 승객 1인당 수송원가 대비 평균운임은 53.9%에 불과하다”며 “지금처럼 지하철을 운영하려면 지하철 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지하철 요금을 150원 올렸기 때문에 추가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도 전기요금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전 역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요금 조정은 꼭 필요하고 절실한 문제”라며 “이 사실을 국민께 계속 알리면서 반드시 요금 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한전의 연도별 재무현황에 따르면,2020년 59조 7700억원이던 적자는 2024년 120조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간 이자비용도 4년간 7380억원에서 2조 9461억원으로 4배가량 뛰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서 올해 1분기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무산됐고, 비용을 좌우하는 국제 천연가스(LNG)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수준까지 오른 탓이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역 플랫폼에서 승객들이 지하철에 타거나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 지역별 전기요금제 검토…도입 시 공사 연간 전기료 220억↑

정부는 이에 더해 지역별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란 송전비용을 고려해 발전소와 가까운 지역의 전기요금은 낮추고 발전소로부터 먼 지역의 전기요금은 올리는 요금제도이다. 당초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올해 시행될 예정이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규모 (전력) 소비처의 지역 분산을 유도하고 전력망 건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송전거리 등을 고려한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차등요금제 등 전력시장의 구조개편 문제와 관련해 “아직 가닥을 못 잡은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제도가 시행될 경우 서울교통공사의 연간 전기요금은 약 220억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요금 압박이 계속되자 철도운영기관들은 대중교통용 요금체계를 마련하거나 지하철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한 15개 전국 철도운영기관은 전기요금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공동건의문을 한전에 전달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철도운영기관은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지만 일반기업처럼 ‘산업용전력’ 요금을 내고 있다”며 “교육용전력과 유사한 수준의 ‘철도용전력’ 전기요금 계약을 신설하거나 최대수요전력 산정 시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는 방안 등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지하철 운영을 위해 전용 전기요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곽상록 한국교통대 철도운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승강장의 스크린도어나 역사 내 승강기, 에스컬레이터는 의무사항이라 정부가 설치비용을 보전하지만 운영비용 지원은 없다”며 “해당 비용에 대한 부담주체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10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삼진 전 한국철도학회 부회장(그린코리아포럼 운영위원장)은 “지금 운영방식으로는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지하철 요금을 올리거나 전기요금을 대중교통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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