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병 척추질환… 증상 비슷한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 구분 필요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28일, 오전 10:3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척추질환 환자 수는 972만3,544명에 달했다. 국민 5명 중 1명이 척추질환자인 셈이다. 척추질환 1000만 시대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이 요통의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두 질환은 요추신경이 눌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구체적인 발병 요인과 통증 양상이 엄연히 다르며 치료법에도 차이가 있다.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박진규 원장은 “허리 통증이 있으면 디스크를 먼저 떠올리지만, 고령층으로 갈수록 척추협착증이 통증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라며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은 증상이 비슷하거나 두 가지 병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 착각하는 이유

허리디스크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디스크, 즉 추간판이 찢어지거나 밀려나와 신경을 직접 압박하고 염증을 일으키며 통증을 유발한다. 노화나 외상, 잘못된 자세, 잦은 허리 사용 등이 주된 원인이다. 척추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뼈와 인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그 부위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허리와 엉덩이, 다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선천성인 경우 외에는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으로 발생한다.

특히 두 질환을 착각하게 만드는 증상은 둘 다 허리보다 다리가 아픈 이유다. 하지만 똑같이 다리가 아프더라도 허리디스크는 신경 일부만을 눌러서 다리로 가는 신경 한 줄기만 아픈 경우가 많은 반면 척추협착증은 척추관 자체가 좁아져 신경다발을 전체적으로 눌러 다리 전체가 아픈 차이가 있다.

두 질환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기준은 자세 변화에 따른 통증 양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허리를 숙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디스크가 더 밀려나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반대로 척추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척추관 공간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완화되는 반면, 허리를 곧게 펴거나 걸을 때 다시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누운 자세에서도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누웠을 때 다리를 들어 올리면 뒷다리가 당기고 저린 방사통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척추협착증은 다리를 들어도 별다른 통증 변화가 없는 편이다. 다리를 들어올리면 신경을 둘러싼 인대가 팽팽해지면서 신경 통로가 넓어져 척추협작증은 별 어려움 없이 다리를 들어올릴 수 있다.

방사통의 양상도 허리디스크는 한쪽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두드러지고, 협착증은 양쪽 다리가 동시에 저리고 무거운 느낌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무엇보다 척추협착증은 오래 서 있거나 걸어가면 한쪽이나 양쪽 다리가 터질 듯이 아파서 가다 쉬고, 가다 쉬는 간헐적 파행 증상이 생긴다. 파행 증상이 있으면 척추협착증을 의심해 어떤 종류의 협착증인지 전문의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 디스크·협착증 동반 사례, 고령일수록 다수

실제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이 섞인 복합적인 병들이 존재한다. 허리디스크이긴 하지만 디스크가 많이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면 해당 부위의 척추관이 좁아진다. 또 척추관이 좁으면 디스크가 조금만 나와도 신경이 눌릴 수 있다. 특히 고령층 허리 통증 환자 중에는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을 동시에 가진 복합형 환자도 적지 않다. 노화로 디스크의 수분이 빠지고 높이가 낮아지면 척추관 공간도 함께 좁아지면서 협착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협착증 환자 상당수는 이미 척추 뼈와 인대, 근육은 물론 디스크까지 모두 퇴행된 상태라 허리디스크를 동반한 경우가 많다.

두 질환에 맞는 운동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스크 환자는 허리를 뒤로 젖히는 신전 운동이 디스크 압력을 줄여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반면 협착증 환자가 무리하게 신전 운동을 하면 좁아진 신경 통로가 더 압박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협착증 환자에게는 실내 자전거처럼 허리를 약간 숙인 자세에서 하체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또한 일상생활 속 허리 사용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두 질환 모두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30~40분마다 자세를 바꾸는 것이 좋다. 디스크 환자는 장시간 허리를 굽힌 자세를, 협착증 환자는 오래 서 있거나 내리막길 보행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박진규 원장은 “평생 사용해야 하는 척추는 퇴행되는 과정에서 관리하고 조심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라며 “통증이 나타났을 때 무조건 참기보다, 전문의 진단을 통해 원인 질환에 적합한 운동법과 피해야 할 자세를 정확히 인지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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