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미안해"...16세 소년 죽음 내몬 '선배'에 유족 분통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29일, 오전 08:4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할머니와 함께 살며 배달일을 해오던 10대를 괴롭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또래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28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감금·협박·폭행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은 10대 B군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은 지난 28일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1단독 손영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지난해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A(16)군을 생전에 폭행하거나 돈을 갈취하는 등 여러 차례 괴롭힌 혐의로 기소된 B(17)군에게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사는 “오토바이를 강제로 팔고 때리는 등 A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뉴스1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7월 중고로 70만 원에 산 오토바이를 B군에게 140만 원에 강매하고 “입금이 늦었다”며 ‘연체료’ 명목으로 추가 금전을 요구하며 수시로 모텔에 가두고 무차별 폭행했다. 이후 A군은 오토바이를 경찰에 압류당하면서 해오던 배달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게 됐다. B군에게 돈을 가져다줄 방법이 없어지자 A군은 보복을 두려워하다 8월 19일 새벽 여자친구에게 전화해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사건 당시 경찰은 단순 변사로 판단했지만, 장례식장에서 “선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A군 친구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재수사에 나섰다.

B군은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인정한 B군 측은 합의 의사를 밝혔지만 A군 유족이 거부했다.

이번 재판에 출석한 A군 아버지는 재판부가 합의 의사가 있는지 묻자 “16세 아이가 죽었다. 평소 밝고 잘 웃으며 잘 뛰어놀던 아이다. 어떻게 죽음으로 몰아갔느냐”며 B군을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A군 아버지는 “아이가 죽었지만 구형은 폭행, 공갈, 협박에 의한 구형이 나왔다. 죽음과는 무관한 구형”이라며 “아이를 홀로 키우던 할머니는 아직도 매일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며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3월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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