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비밀유지권 최초 도입…정성호 법무장관 "선진 법제 토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29일, 오후 04:38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회가 29일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을 도입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조력권을 국제적 기준에 맞게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비밀유지권이 국내 법제에 최초로 명문화됐다.

법무부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에게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 규정하고 있을 뿐, 비밀유지 ‘권리’에 관한 규정은 두고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변호사와 의뢰인이 주고받은 법률상담 내용이 강제로 확보되는 사례가 발생했고, 국제 기준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판례나 법률을 통해 변호사-의뢰인 간 법률상담 내용을 보호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를 보호 대상으로 규정했다. 우선 상담 내용, 이메일 등 변호사와 의뢰인 간 각종 비밀 의사교환을 보호해 국민들이 비밀 유출 우려 없이 법률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미국의 ‘변호사-의뢰인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에 해당한다. 또한 의뢰인의 소송 등에서 변호사가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의견서 등이 공개되지 않도록 해 소송 전략 노출이나 상대방의 무임승차를 방지했다. 이는 미국의 ‘업무성과물 원칙(Work Product Doctrine)’에 해당한다.

다만 비밀유지권 도입으로 실체 진실 발견이 저해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예외 사유도 명시했다. △의뢰인의 승낙이 있는 경우 △변호사가 의뢰인의 범죄 등 위법행위에 관여하거나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위법행위에 사용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 △변호사와 의뢰인 간 분쟁에서 변호사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등이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 마련을 위해 학계·실무계 등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 입법례를 분석해 민·형사 분야 모두에 빈틈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된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개정안을 통해 헌법상 변호인조력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인권의 가치가 더욱 존중받는 선진 법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밀유지권이 국민의 일상에서 부작용 없이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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