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에 '가짜 양주' 강제로 먹여 사망케한 악덕업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29일, 오후 09:0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손님이 만취했는데도 억지로 입을 벌려 양주 반병을 강제로 마시게 하고 의식을 잃자 한여름에 바깥에 방치해 숨지게 한 유흥주점 업주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부산지검 형사3부(부장 배상윤)는 부산진구 서면 한 유흥주점의 공동 업주인 30대 A씨와 40대 B씨를 유기 치사,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부산지검 제공)
A씨와 B씨는 지난해 8월 16일 손님 C씨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고, 정신을 잃자 주점 밖으로 옮겨 9시간 동안 방치해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C씨는 같은 군부대 출신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친해졌고, 이후 C씨는 A씨의 주점에 자주 방문했다.

사건 당일에도 C씨는 주점에서 A씨와 함께 술을 마셨으며 1시간 뒤 B씨도 합석해 함께 술을 마셨지만, A씨와 B씨는 실제로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C씨는 주점에 온 지 한 시간 만에 양주 2병과 소주 1병을 마셔 금세 취했다. 그런데도 A씨는 양주 1병을 더 주문해 “더는 술을 못 마시겠다”는 C씨의 얼굴과 목을 폭행하면서 입을 억지로 벌리고 술을 더 마시게 했다.
(사진=부산지검 제공)
이후 A, B씨는 함께 C씨의 팔과 다리를 잡고 술을 마시던 방 밖으로 들어내고 주점 밖 흡연석 소파에 방치했다. 이날 주점에 빈방이 없어 A씨를 옮기고 그 방을 B씨 단골에게 내주기 위해서였다.

C씨가 만취해 의식을 잃자 두 사람은 C씨의 팔다리를 잡고 룸에서 들어낸 뒤 주점 바깥의 건물 계단 주변에 있던 흡연석 소파에 C씨를 눕혀놨다.

열대야가 심했던 시기에 에어컨도 없는 장소에 방치됐던 C씨는 결국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사망했다.

A씨는 이전부터 C씨가 술에 취하면 다른 손님들이 마시다 남긴 술을 모아 재포장한 가짜 양주를 팔아 바가지를 씌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장부 등을 토대로 C씨가 사망한 날에도 가짜 양주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결과 두 사람이 이전부터 혼자 오거나, 만취하거나, 어수룩한 손님을 상대로 술값을 바가지 씌우는 속칭 ‘작업’을 해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또 가짜 양주를 인근 유흥주점에 빌려주거나 판매한 사실까지 확인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압수된 ‘후카시 양주’의 알코올 도수는 정품보다 더 높은 40.4도로 나타났다.

경찰 수사단계에서 A씨는 구속됐지만, B씨의 구속영장은 기각되자 검찰은 사건 송치 후 보완수사를 통해 B씨도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손님을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안전과 생명 보호 의무는 소홀히 한 것”이라며 “엄정한 형사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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