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올해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선보인 ‘아틀라스’는 흡사 ‘아이 로봇’에 등장하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써니’를 연상케 한다. 실제 키 190㎝에 50㎏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아틀라스는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돼 써니가 영화 밖으로 나온 듯한 충격을 안겨줬다. 영화 속 써니는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과 달리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인데 피지컬 AI가 초고도화한다면 써니와 같은 아틀라스 개발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술의 진보에 감탄하면서도 미지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두려워하고 있다. 생활의 편리성보다 당장 내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2004년에 개봉한 미국 SF 영화 ‘아이 로봇(I, Robot)’의 한 장면. 이 영화에서 형사로 출연한 윌 스미스가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량 생산된 공장에서 문제를 일으킨 써니를 찾고 있는 장면으로 윌 스미스 바로 앞 로봇이 써니다.(사진=영화 캡쳐)
시장에서도 현대차를 더 이상 자동차 제조기업이 아닌 로봇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60%(29일 종가 기준) 이상 뛰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아틀라스 투입에 따른 원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아틀라스의 생산 초기 원가는 대당 13만달러(약 2억원)로 추정된다. 2030년 3만대 생산에 도달하면 기존 4분의 1 수준인 3만 5000달러(약 5000만원)로 낮아지게 된다. 24시간 일하면서도 중대재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연봉 5000만원짜리 근로자가 생산현장에 투입되는 셈이다.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가속화하는 기술혁명 시대에 노조 역시 무턱대고 아틀라스를 거부할 순 없다. 곧 우리 일터에서 마주하게 될 아틀라스와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자충수에 몰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기술 진보에 따른 이익을 어떻게 노동자와 공유할 수 있을지 노조와 머리를 맞대야 하며 정부와 국회는 로봇세(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때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 등과 같이 노동시장의 충격을 완화할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만 노사 모두 공멸이 아닌 상생을 모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아틀라스로 시작된 로봇산업혁명이 인류사에 축복 또는 재앙이 될지는 머지않은 미래에 판가름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