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악습 대리처방, 범죄이기 전에 갑질·인권유린…마약관리국 필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11:00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고용주가 직원의 명의를 빌려 약을 받는 행위는 명백한 ‘갑질’입니다. 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매니저 또는 스태프에게 범죄에 가담하도록 지시하는 건 인권 유린에 해당합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대리처방은 범죄행위이자 갑질, 인권유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이주영 의원실)
의사 출신인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은 29일 이데일리와 만나 연예계에서 반복되는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인권 유린이자 구조적 범죄”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처방 규제·처벌·재활로 쪼개진 현행 대응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며 범부처가 통합 대응하는 ‘마약관리국’ 신설을 제안했다.

◇‘의료 쇼핑’ 막아도 ‘쇼핑 후 거래’는 사각지대

이 의원은 본지가 단독 보도한 가수 MC몽의 졸피뎀 대리처방 의혹에 대해 연예계의 수직적 권력 구조가 반영된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았다. 그는 “상급자(연예인)가 스태프(매니저)의 명의를 빌려 약을 받는 행위는 단순한 대리처방이 아니라 위력에 의한 명의 도용이자 인권 유린”이라며 “하급자를 범죄에 가담시키는 명백한 갑질”이라고 일축했다. 의학적 관점에서도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전문가 처방 없는 약물 공유는 소량이라도 치명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 알쯤이야’라는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의료계 출신답게 현행 제도적 한계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작년 12월 마약류 처방 시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됐다”며 “의사가 처방 전 실시간으로 투약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의료 쇼핑’같은 부작용은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UR로 의료 쇼핑은 막을 수는 있겠지만 처방 이후 이뤄지는 ‘사적 거래’까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분산된 현재의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며 “수사(경찰)와 처벌(법무), 치료(복지), 예방(교육)을 유기적으로 하려면 ‘마약관리국’(가칭)과 같은 전담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 전체 타는데 나무만?… “인프라 먼저 채워야”

이 의원은 마약 대응의 가장 큰 걸림돌로 현장 인프라 부재를 꼽았다. 치료를 전담해야 할 법무병원(치료감호소) 등에 전문 인력과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중독 전문의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다.

그는 “현장 인프라가 부실한데 관련 법안만 양산하는 것은 산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는데 눈앞의 나무 한 그루에 붙은 불만 끄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행정안전부(경찰)와 교육부까지 참여해 인력과 예산을 통합 관리하는 ‘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대응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마약 유통업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유통이나 양도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높은 수위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중독자에 대해서는 처벌 일변도가 아닌 치료 중심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신건강의학과·내과·재활의학과 등 유관 진료과를 연계한 ‘중독의학’을 국가차원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처벌과 치료가 선순환하는 사법 가이드라인 정립을 위해 미국의 ‘약물 치료 법원(Drug Court)’ 모델을 언급했다. 이는 마약 사범을 단순히 수감하는 대신 법원 감독 아래 법조인과 치료·재활 전문가가 한팀이 돼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하는 제도다. 이 의원은 “해외 사례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우리 사법 체계와 현장 여건에 맞는 한국형 모델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의 일탈이 청소년들에게 ‘힙(Hip)한 문화’로 오인되는 ‘행동 전염’ 현상이 우려된다”며 “현황을 빠르게 파악해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통합 대응해야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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