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싸이·박나래·MC몽…연예계 대리처방 왜 반복되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11:00

[이데일리 백주아 석지헌 기자] MC몽의 졸피뎀 대리처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연예계의 향정신성의약품 대리처방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과거 배우 유아인, 가수 싸이, 개그우먼 박나래, 야구선수 오재원 등에 이어 MC몽까지 줄줄이 의혹이 터지면서 이른바 ‘매니저가 알아서 처리하는’ 연예계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연예계 특유의 불규칙한 일정과 신분 노출에 대한 부담, 매니저와 연예인 간 경계가 모호한 업무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문제의식 없이 대리처방이 반복되고 있다 지적했다.

의약품 대리처방으로 논란이 됐던 공인들. 배우 유아인(왼쪽부터)·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가수 싸이·개그우먼 박나래·가수 MC몽. (사진= 이데일리 DB)
◇건보 확인 의무화제도 시행 이후에도 지속 적발

30일 이데일리가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실에 의뢰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증 부정사용(대여·도용)을 통한 마약성 의약품 관련 결정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1만 6642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8853건, 2023년 5519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 2024년 ‘건강보험 본인 확인 의무화 제도’ 시행에 따라 2024년 5월 19일까지 1365건, 시행 후인 2024년 5월 20일 이후 670건, 2025년에는 235건으로 감소 추세다.

하지만 연예계 대리처방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배우 유아인은 2021년부터 수년간 아버지와 누나 명의를 도용해 수면제를 처방받은 혐의로 지난해 징역 1년·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은 지난 2024년 3년여에 걸쳐 지인에게 졸피뎀과 알프라졸람 2465정을 처방받게 한 뒤 이를 건네받은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연예인도 다수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 가수 싸이의 비대면 수면제 처방 및 대리 수령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소재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 사무실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최근 방송인 박나래는 비의료인 ‘주사이모’ 이모씨를 통해 마약류 의약품을 무단처방 받았다는 의혹으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박나래 관련 사건은 총 7건이 접수돼 서울 강남경찰서와 용산경찰서에서 각각 수사 중이다.

◇바쁜 스케줄·사생활 노출 우려로 매니저 대리처방

업계에서는 연예계 대리처방이 반복되는 배경으로 업계의 구조적 특수성을 지적한다. 연예인들은 신분 노출을 꺼리고 불규칙한 생활로 수면제 의존도가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매니저가 ‘알아서’ 약을 구해주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15년째 연예계에서 매니저로 근무 중인 A씨는 “스케줄이 많다 보면 병원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혹여라도 향정신성의약품이나 수면제를 처방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사생활 노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얘기는 못해도 암암리에 많이들 매니저들을 통해 처방을 받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매니저 업무 자체가 공과 사의 구분이 없는 만큼 내가 챙기는 연예인을 챙긴다는 생각으로 문제의식 없이 하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법조계에서는 MC몽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만일 수사와 재판을 통해 범죄가 인정될 경우 상습성과 처방 횟수, 약물량에 따라 실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사 판례를 보면 앞서 지난해 7월 동부지법은 가족과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2021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25회 처방받은 50대 여성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형사 전문 김보람 법무법인 현백 변호사는 “졸피뎀은 마약은 아니지만 의존성이 있어 치료 목적으로만 엄격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일반의약품인 감기약을 나눠 먹는 것처럼 문제의식 없이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예인 매니저조차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초범이면 실형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수년간 이어지고 유명인이라는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여러 명을 동원해 약을 모았다면 ‘조직적 수급’으로 비춰질 수 있어 처벌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의료용 마약류 투약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정부 당국의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약처에 따르면 마약류 처방환자 수는 2020년 1747만 5493명에서 2024년 2000만 9768명으로 5년간 14.5% 증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본인확인 강화제도 내실화를 위해 중도용 발생기관, 본인 여부 미확인 신고접수 기관에 대한 본인확인 이행실태 점검과 공급자 단체 대상 형식적인 확인사례 안내, 요양기관종사자 교육 등으로 철저한 제도이행을 당부할 방침”이라며 “향정신성 의약품 다빈도 처방 건 대상 중도용·대여 기획 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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