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전 페이퍼컴퍼니에 주식 매매?…대법 "상속세 대상" 철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전 10:1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상속 전 이뤄진 주식매매계약이 사법상 무효가 아니더라도 형식이나 외형상 조세회피행위로 의심될 경우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한 조세회피행위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실질과세 원칙 적용 여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대법원.(이데일리DB)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2015년 11월 사망한 A씨의 상속인들이 과세당국인 반포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세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04년 8월 말레이시아에 에너지개발회사를 설립, 발행주식 30만주 중 29만 999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A씨는 2015년 10월 말 세이셸공화국에 설립한 B사에 해당 주식을 1주당 1달러에 전량 매도키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입금 받은 후 사망했다. 이후 A씨 상속인들은 해당 매매대금을 상속재산에 포함해 청 상속세 과세표준을 2057억원, 산출세액을 1024억원으로 신고했다.

다만 서울지방국세청은 2016년 10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상속세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B사에 매도한 주식이 A씨의 상속재산에 포함된다고 판단, A씨 상속인들에게 상속분 상속세 상속분 상속세 1094억원을 경정·고지했다. B사는 조세피난처인 세이셸공화국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실질적 소유주는 A씨 상속인들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A씨 상속인들은 “해당 주식은 A씨 사망 전 B사에 양도한 것으로서 상속개시일 당시 A씨 소유가 아니었으므로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은 과세당국이 A씨 상속인들에게 부과한 상속분 상속세 1094억원 중 371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B사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서가 위조 됐거나 A씨의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었으며, B사가 페이퍼컴퍼니라는 과세당국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실질과세 원칙은 사법상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가장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했다고 볼 만한 조세회피행위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B사는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 작성일자로부터 불과 한 달 전 조세피난처인 세이셸공화국에 단 1달러를 자본금으로 해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였는 바 말레이시아 소재 에너지개발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기로 한 사유 및 양수대금 조달 경위 등을 비롯해 조세회피 목적 외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 이유와 동기가 존재했는지에 대한 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서상 이 사건 주식 가액이 1주당 1달러로 정해진 것도 그 자체로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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