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녀통합 경찰 선발 앞두고 우려·기대 혼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전 11:20

[이데일리 원다연 염정인 기자] 올해부터 경찰 순경 공개경쟁채용을 남녀 구분 없는 통합 선발로 진행한다. 경찰 조직 내 성평등 가치를 높이고 경찰 인력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과거 분리 선발 과정에서 여경의 필기시험 합격선이 남경에 비해 크게 높았던 만큼 통합 선발로 여경의 비율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경의 비율이 높을 수록 현장 대응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2025년 10월24일 중앙경찰학교가 충북 충주시 교내 대운동장에서 신임경찰 제317기 2376명의 졸업식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남녀 정원 구별없이 통한 선발…체력검사 순환식으로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차 순경 공채 필기시험을 3월 14일 진행한다. 올해 순경 공채는 상반기 3202명, 하반기 2860명을 각각 선발한다. 기존 순경 공채는 남녀 정원이 따로 정해져 있었다. 통상 여성 정원은 전체의 20% 안팎이었다. 올해부터는 이 같은 구별 없이 필기시험과 체력 검사 등이 치러진다.

순경 남녀 통합 선발은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에서 성별 분리 모집 폐지를 권고하면서 검토하기 시작했다. 2020년 경찰청 성평등위원회도 남녀 통합 선발 전면 시행을 권고했고 이듬해 국가경찰위원회는 남녀 통합 선발과 순환식 체력검사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올해 전면 시행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3년부터 경위 공채와 경찰행정 경력경쟁채용 분야 등에서 남녀 통합 선발이 시범 운영됐고 올해 순경 공채에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남녀 통합 선발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종목식 체력검사를 순환식 체력검사로 변경해 남녀 동일 기준으로 합격·불합격 판정을 받게 된다. 순환식 체력검사는 △장애물 달리기 △장대허들 넘기 △당기기·밀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범인 추격과 체포·제압 등과 같은 현장 직무에 필요하다고 선정된 5가지 종목을 연속 수행해 기준시간(4분 40초) 내에 통과해야 합격할 수 있다.

◇현장선 여경 비율 급증시 인력 운영 우려도…“30% 내외 전망”

남녀통합선발 방식에 대해 경찰 수험생뿐 아니라 현장 경찰들 사이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수험생들은 체력 검사가 기존 점수제에서 합격·불합격 방식으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필기시험 최저 합격점이 높았던 여경의 합격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차 필기시험의 최저 합격점(서울 기준)은 남녀 각각 197.5점, 여자 217.5점으로 나타났다. 2차 시험의 경우도 남녀 각각 190.0점, 222.5점이었다.

다만 여성 수험생들 사이에선 남녀 기준이 같은 순환식 체력검사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남녀의 신체적 차이에도 같은 기준으로 합격·불합격 여부를 판단해 체력 검사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경찰 수험생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경수모’ 등에서는 순환식 체력검사의 난이도를 두고 ‘운동 전공이 아닌 여성 수험생의 경우 정말 쉽지 않다’는 의견과 ‘이 정도도 통과 못하면 경찰 하지 말아야 한다’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선 여경의 비율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면 치안 상황 대응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파출소의 팀장은 “팀장이나 소장 입장에선 향후 현장을 어떻게 꾸려갈지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물리적으로 여경이 남성을 상대하는 게 쉽지 않다. 지금 남경과 여경을 혼재해 순찰조를 짜는 경우에도 여경이 지원을 하는 분위기다. 여경 비율이 크게 증가한다면 운영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녀 통합 선발이 곧바로 ‘여경 쏠림’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순경 선발 인원 중 여성 합격자의 비율을 30%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경찰 조직의 여성 비율(16.3%)을 고려하면 전체 여경 비율이 급증하지는 않는다는 예상이다. 아울러 경찰은 1년에 두 차례 시험이 치러지는 만큼 성비 추이를 보면서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서울 내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위는 “외부 우려와 달리 현장에서 경찰 제복을 입고 있으면 남녀구별은 없다”며 “통합 선발로 현장에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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