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권리 밖 노동 보호 패키지' 추진…시민단체 "권리만 나열, 실효성 없어"

사회

뉴스1,

2026년 2월 01일, 오후 12:00

정부가 마련한 권리 밖 노동 보호 패키지 입법 주요내용.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이재명 정부가 '1호 노동법안'으로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터기본법)' 제정안과 '근로자 추정제'를 도입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두고, 시민단체가 "권리만 나열했을 뿐 실효성이 없다"며 보완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발의된 법안은 현장 노동자들의 기대와 달리 추상적 권리만을 나열하고 있을 뿐, 그 권리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는 말해주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근로자 추정제'는 근로자성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근로자로 인정되면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적용받게 된다.

다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자 추정제의 적용은 민사소송에 한정된다. 이에 직장갑질119는 근로자 추정제가 노동위원회·노동청 등을 통한 구제 신청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상태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혜민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2024년 중앙노동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전체 노동 분쟁의 96.8%가 법원이 아닌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종결된다"며 "분쟁의 대부분이 끝나는 단계에서 근로자 추정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제도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장갑질119는 함께 추진되는 일터기본법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일터기본법에는 노무제공자를 대상으로 한 기본 권리와 서면계약 의무, 일방적 계약 변경·해지 제한 등을 규정하고, 분쟁은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로 풀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법안 내용엔 사업주가 '예방 지침 마련 등 관련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수준의 선언적 의무만 두고 있어, 조사·조치·제재를 강제할 장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계약 변경·해지 제한에 대해서도 단체는 "위반 시 제재 규정이 없고, 분쟁조정은 강제력이 없어 상대가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절차가 종결된다"고 지적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는 "일터기본법은 일하는 사람과 사업주를 대등한 계약 당사자로 전제하고 있는데, 현실에서 노무제공자는 종속돼 일할 수밖에 없다"며 "의무 수준이 미흡해 오히려 정부와 사업주에게 면책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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