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해당 법 조항은 사업주가 모집·채용 과정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이 사건은 지난 2013년과 2016년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자들이 채용 과정에서 ‘군필 남자 28세, 여자 26세’ 등 내부 자체 기준을 정해 이 기준을 초과하는 지원자를 서류 전형에서 아예 배제하고, 연령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한 채용 비리 사건에서 시작됐다. 또 국회의원 등이 언급한 지원자를 ‘특이자’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들은 고령자고용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2022년 6월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21년 12월 고령자고용법 조항 중 어떤 경우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어 그 의미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사업주의 채용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고령자고용법 제23조의3 제2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배 여부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등을 살펴봤을 때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조항이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을 고용의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내용이라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연령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을 선언적으로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벌칙 규정으로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이라는 문구가 너무 추상적인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헌재는 명확성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고령자고용법의 입법 목적과 핵심 내용, 조항의 문언적 의미, 비슷한 개념을 다룬 다른 규정과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하면 “연령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가 정당한 목적 없이 이뤄졌거나 목적이 있더라도 방법과 정도가 과도한 경우”를 말한다는 핵심적인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이 법이 직무의 성격상 특정 연령 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등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예외 사유들을 열거하고 있어, 이를 통해 어떤 연령 기준은 허용되고 어떤 경우는 금지되는지 사업주가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헌재는 “사업주가 모집과 채용에 있어 자신의 행위를 결정해 나가기 위한 충분한 기준이 마련돼 있고, 집행자의 자의적 법 집행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다만 헌재 재판관 9인 중 김상환·김복형 재판관은 ‘합리적인 이유’라는 고령자고용법 조항 표현에 대해 “추상적인 문언의 해석만으로 판단 기준이나 방향을 알아내기 어렵고, 법집행기관에 지나치게 넓은 재량의 여지를 부여하고 있다”며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청구인들은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계’ ‘업무’ ‘방해’ 등 용어의 의미가 불분명하다며 헌법소원도 냈으나, 헌재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판단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