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환거래법 위반 내몰린 북한이탈주민…대한변협, 무죄 이끌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2일, 오후 03:13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는 협회 산하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가 법무법인 태평양, 재단법인 동천, 통일법정책연구회와 협력해 프로보노로 수행한 북한이탈주민 가족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선고돼 지난해 12월 6일 확정됐다고 2일 밝혔다.



북한에 남겨진 북한이탈주민 가족들은 가족 구성원이 탈북했다는 이유로 반체제인사로 수용되거나 행방불명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육과 취업기회를 박탈당한 채 고립돼 생존마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북한이탈주민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남은 가족의 생계 유지를 위해 송금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북한으로 송금할 수 있는 공식적·제도적 경로가 부재하여 중개인을 통한 현금 전달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간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는 인도적 사정을 고려해 송금중개 행위를 일률적으로 단속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해 왔으나, 2023년부터 돌연 대북송금중개 행위가 ‘무등록 외국환거래업’으로 기소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하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우려가 커진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송금중개를 해 온 북한이탈주민 A씨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 되자, 대한변협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는 2024년 5월 사실상 유일한 송금 수단마저 차단되고 북한 주민들에게 심각한 인도적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해당 사건을 공익소송으로 선정하고 무료 변론을 진행했다.

변호인단은 2년여에 걸친 1심 재판 과정에서 △가족송금의 인도적 성격과 불가피성 △북한이탈주민의 특수한 지위 △수사의 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주장했다. 법원은 상황을 악용하는 브로커 등에 대해서는 제재의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나, 피고인의 경우 이익을 얻은 것이 없고 송금 경로조차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한변협은 “이번 판결은 북한이탈주민의 특수한 처지와 가족송금의 인도적 성격을 고려할 때 관련 수사와 기소가 보다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며 “대한변협은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북한이탈주민 외에도 우리 사회 소외계층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공익소송 지원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