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이전 갈등의 해법[생생확대경]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3일, 오전 06:10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송도에 있는 재외동포청(동포청)의 서울 이전 여부를 두고 시민의 관심이 뜨겁다. 인천시는 힘겹게 유치한 동포청이 떠나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동포청도 대화보다 말꼬리 싸움에 힘을 쓰고 있어 볼썽사나운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동포청사의 이전 논란은 인천 송도 부영타워의 임대료 부담이 커진 것이다. 동포청은 부영타워의 34~36층을 임차해 사용 중이다. 2023년 6월부터 오는 6월까지 3년 계약이고 동포청은 임대료 4억여원, 관리비 5억여원, 시설방호비 3억여원 등 연 12억원 정도를 지출해 왔다. 보증금도 8억여원을 냈다. 임대인인 부영그룹은 계약 만기 6개월여를 앞둔 지난해 말 동포청에 재계약 조건으로 매년 임대료·관리비의 5%씩 인상을 제안했다. 동포청은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조건대로 하면 기존 임대료·관리비를 연 9억원으로 가정할 때 매년 4500만원 이상 늘어나서다. 예를 들면 올해 재계약 시 1년간 9억 4500만원을 내고 내년에는 9억 9225만원을 내야 하는 식이다. 2028년에는 10억 4187만원까지 불어난다.

서울 양재 재외동포협력센터를 동포청으로 통합하면 한개층의 임대료·관리비가 더 들어간다. 재외동포협력센터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 지시 사항이다. 동포청은 임대료·관리비 인상으로 청사 운영 부담이 커지면 그만큼 동포 지원 사업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동포청은 지난해 말 현재 사무실의 재계약이 어렵다고 판단해 인천시에 공공청사 임대 등의 협조를 요청했다. 인천시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알아서 하라’는 것이었다고 동포청은 주장했다.

서울 등 타 지역에서 동포청사로 가는 교통이 불편한 것도 문제다. 동포청사는 인천 서쪽 끝 부분에 있어서 교통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과 서울 중간 지역 건물들을 알아봤고 서울 이전도 검토 중이다. 지난 12일에는 언론을 통해 동포청 서울 이전 검토 소식이 전해져 ‘뜨거운 감자’가 됐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인천시민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청장은 유 시장이 거짓 선동을 한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20일 가량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법찾기는 난망하기만 하다.

인천시민들의 관심은 유 시장과 김 청장의 갈등이 아니라 동포청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방법이다. 부영그룹은 2023년 임대차계약 당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료를 책정했다며 연 5% 인상 조건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대료 부담을 감내할 수 없으면 결국 동포청사를 옮길 수밖에 없다.

동포청은 현재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청사를 찾고 있다. 인천시는 올 4월 서구에 루원복합청사를 준공한다. 이곳에 입주할 기관 5곳은 이미 정해졌지만 700만 재외동포를 인천과 연결하려면 시는 동포청과 협의해 공공청사 임대 등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동포청도 협상 태도를 원만하게 고칠 필요가 있다. 떠나면 그만이라는 식의 자세는 인천시민의 분노를 키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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