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이 3일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채현일 의원이 연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토론회’에서 철도를 중심으로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공공버스가 실핏줄처럼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서울형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패널로 나선 정 구청장은 현행 준공영제의 불안정성을 비판했다. 버스 운행에 드는 모든 비용뿐 아니라 업체의 이윤까지 표준운송원가에 포함해 서울시가 100% 보전하는 구조여서 업체가 경영을 효율화하거나 비용을 아낄 동기가 적다는 게 그 이유다. 정 구청장은 “민간 업체가 시내버스 노선권을 보유하고 있어 시가 시민 편의나 교통량 변화에 맞춰 노선을 조정하려 해도 업체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중교통 이용 수요와 통행 행태를 고려한 대중교통 공급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2026년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관 예산안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된 2004년 816억원이던 재정지원은 지난해 4575억원으로 5.6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누적부채는 430억원에서 8785억원으로 20.4배 치솟았다. 이대로라면 올해 누적부채는 1조 135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족분은 시내버스 조합이 은행대출로 먼저 충당하고, 서울시가 대출에 따른 원리금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충당돼 매년 수억원대 이자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2013년 1097억원이던 시내버스 대출원금은 11년 만에 1조 700억원으로 불어났다. 그 결과 누적이자는 지난해 1665억원까지 늘었다. 매일 평균 4억 6000만원씩 이자가 붙는 셈이다.
정 구청장은 철도망과 과도하게 중복된 시내버스 노선을 정리하고 철도망을 중심으로 대중교통망을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와 연계된 광역철도망을 토대로 노선이 없는 곳에 그 공백을 메울 보완노선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성이 낮아 시내·마을버스 운행이 어려운 노선은 공공버스로 전환을 검토하고 교통 사각지대에 공공버스를 도입해서 누구나 5분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04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민간운수업체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버스 운송으로 발생한 수입은 업체와 지자체가 공동 관리하고 적자가 생기면 지자체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민영제보다 서비스 질을 높이고 지하철과의 환승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시 예산으로 운수회사의 적자를 보전해줘서 경영이 방만해질 위험이 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의 버스업체 인수가 늘면서 배당금과 미처분이익잉여금, 재정지원이 2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준공영제 개선” 공감대 있지만…공공버스 실효성은 불투명
교통 정책 전문가들은 버스 준공영제를 재편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현행 표준운송원가(하루 버스 1대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총비용)의 정산방식이 가지고 있는 시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요금인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시민이 버스 이용자로서 요금을 또 부담해야 하는 합리적 이유가 설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행 표준운송원가의 정산방식은 실제 운행거리 중심의 정산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성동구의 성공버스 모델을 참고한 ‘지선+마을+공공버스’ 모델이 생활권 교통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용주 아주대학교 도시교통연구센터 교수는 “최근 사모펀드가 버스 회사를 인수하면서 수익성을 추구하는 현상에 대해 우려가 크다”며 “핵심은 서울시가 업체에 지급하는 표준운송원가 산정 체계의 전면 개편이다. 자본의 과도한 이익 회수를 제한하는 가이드 라인을 수립하고 서비스 품질이나 경영 효율성과 연동한 보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철도망과 시내버스 중복노선을 줄일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공공버스 확충에 회의적으로 반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도망과 중복되는 노선을 정비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철도와 버스는 기능이나 접근성이 달라서 일부 구간이 겹친다고 없애기 어렵다. 철도는 보통 1㎞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데 계단으로 내려가야 해서 버스와 비교할 때 보행약자에게 용이하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공공버스가 준공영제보다 효율적일지 의문”이라면서 “보통 공공버스보다 버스 준공영제에서의 대당 지원비가 더 저렴해서 운송량에 따른 재정지원의 효과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오늘은 큰 방향성만 얘기한 것이다”며 “공공버스의 투입 예산과 자세한 운영 방식은 추후 전문가들의 의견과 용역연구 결과를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많은 난제가 있다. 버스운송업체와의 협의나 노선 재편 등 2004년 못지 않은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한번에는 어려우니 연착륙 방안, 사업체와의 상생방안에 기초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